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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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한 스페인 여행 안내서가 아니다. 우리에게 스페인은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스페인을 생각하면 투우, 정열, 플라멩코, 카르멘, 돈키호테 등을 떠올리거나, 피카소, 미로, 고야, 엘 그레코 등을 먼저 연상할지 모른다. 그러나 실제 스페인의 정신,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카잔차키스가 내전 당시 스페인을 방문하면서 겪은 경험과 이후 10여 년이 지난 뒤 다시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의 경험까지 함께 풀어놓고 있다. 그런 면에서 스페인의 예술과 정신, 동족상쟁의 피 비린내 역사를 가진 스페인의 의미를 절실하게 이해하려는 독자라면 분명 이 책을 반길 것이다. 특히 헤밍웨이를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지식인 작가들이 내전에서 패배한 공화주의자들의 관점을 찬양한 것과는 달리, 카잔차키스만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어느 쪽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물에 숨겨진 이중성을 꿰뚫고 있음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가 스페인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꼈던 기독교 문화, 유대 문화, 아랍 문화의 혼합은 실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이 1930년대에 쓰였지만, 아직도 카잔차키스의 관점이 유효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1937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스페인의 여러 유명한 인물과 크고 작은 도시의 유산들의 역사에 대해 조용하고 사색적인 어조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미란데 에브로, 부르고스, 바야돌리드, 살라망카, 아빌라, 에스코리알, 마드리드, 톨레도, 코르도바, 세비야, 그라나다 등의 도시를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과 스페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투우, 그리고 돈키호테에게 바치는 시로 이루어져 있다. 2부는 카세레스, 살라망카, 바르가스, 톨레도, 마드리드에서의 스페인 내전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