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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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족의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세대 가족이나 독신자 가정, 동거 커플, 한 부모 가족 같은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짐에 따라 가사 노동이 공적 · 사회적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함께 현대 사회주의의 기반을 마련한 철학자 엥겔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긍정적인 ‘변화’의 징후다. 엥겔스는 마르크스의 유고에서 미국의 인류학자 모건L. H. Morgan의《고대 사회Ancient society》에 대한 비판적 주석을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모건의 연구 결과를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일반화했다. 이 결과물이 1884년에 출간된《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이다.《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065)은 총9장 중 서문과 1, 2장을 옮겼다. 3장~8장은 1~2장의 내용을 예시한 부분이므로 생략해도 가족과 여성 문제에 대한 엥겔스의 기본적인 사고를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다. 해제에서는 결론인 제9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 저작의 의의뿐 아니라 이에 대한 비판도 소개함으로써 비판적인 독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엥겔스는 가족의 변화를 탐구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일부일처제는 사적 소유로 인해 생겨났으며 이는 여성의 종속이라는 폐단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시각은 여성 종속의 원인과 여성 해방을 위한 실천적인 틀을 제시하는 마르크스주의의 기반으로서, 소련과 동독 등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여성 정책의 기초가 되었다. 특히 일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부장적인 제도가 존속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모순의 해결과 인식의 변화를 요청하는 이 저작의 의미는 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