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

Tomihiko Morimi · Novel
4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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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단과 독자가 주목하고 있는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국내 첫 출간작. 대학 초년생부터 3학년 봄까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춘, 사랑, 면학, 충실이라는 단어와 전혀 관계없는 생활을 보낸 주인공. 언제나 남의 사랑만 훼방 놓던 구제불능 그가 좁아터진 '다다미 넉 장 반'에서 벗어나 자신보다 더 악질인 친구와 함께 뜨거운 청춘 속으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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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제1화 다다미 넉 장 반 사랑의 훼방꾼 7 제2화 다다미 넉 장 반 자학적 대리대리전쟁 99 제3화 다다미 넉 장 반의 달콤한 생활 203 제4화 80일간의 다다미 넉 장 반 일주 301 역자후기 404

Description

일본 최고의 종합 문예지 《다 빈치》 2008년 5월호의 ‘21세기 새로운 재능을 느낀 소설과 작가’ 추천에서 당당히 1위에 등극하며 독보적인 인기와 실력을 인정받은 모리미 도미히코의 국내 첫 출간작! 대학 초년생부터 3학년 봄까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청춘, 사랑, 면학, 충실이라는 단어와 전혀 관계없는 생활을 보낸 주인공. 언제나 남의 사랑만 훼방 놓던 구제불능 그가 두 평 남짓밖에 되지 않는 좁아터진 ‘다다미 넉 장 반’에서 벗어나 자신보다 더 악질인 친구와 함께 뜨거운 청춘 속으로 뛰어든다! 유쾌한 상상력과 기발한 문체로 일본 문단을 발칵 뒤집어버린 화제의 소설! 드디어 나왔다!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재능 모리미 도미히코! 무더운 여름 시원한 웃음폭탄을 안겨줄 전혀 새로운 감각의 청춘소설이 등장했다. 현재 일본 문단과 독자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森見登美彦)의 국내 첫 출간작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가 바로 그것이다. 모리미 도미히코는 데뷔작 <태양의 탑>으로 제15회 판타지소설 대상과 2007년 이 문고가 대단하다 1위 수상. 네 번째 소설인<밤은 짧으니 아가씨여 걸어라>로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과 일본서점대상 2위, 그리고 나오키상 후보 선정. 여섯 번째 소설인 <유정천 가족>으로 일본서점대상 3위에 오르는 등, 지금까지 출간된 모든 소설이 문단과 독자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며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등 일본에서는 이미 엄청난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이다. 또한 고풍스러우면서도 묘한 세련미가 느껴지는 독특한 문체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21세기 일본의 새로운 재능’이라는 극상의 찬사까지 받았다. 일본 최고의 종합 문예지 <다 빈치> 2008년 5월호의 ‘21세기 새로운 재능을 느낀 소설과 작가’ 추천에서 모리미 도미히코는 압도적인 점수 차로 당당히 1위에 등극하며 비할 바 없이 독보적인 인기와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거침없이 폭주하는 젊음의 망상!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은…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는 지금까지의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 중 단연 최고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이 그처럼 특별한 것은 작가가 지금까지 창조해낸 수많은 황당무계하고 유쾌한 캐릭터들 중에서도 최고의 매력을 발산하는 ‘오즈’라는 인물이 여기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오즈는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의 주인공인 ‘나’의 유일무이한 친구이자 ‘나’를 무간지옥과도 같은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장본인으로서, “야채를 싫어하고 즉석식품만 먹기 때문에 안색이 달의 이면에서 온 사람 같아 심히 소름끼치며, 밤길에 마주치면 열 중 여덟이 요괴로 착각하고, 약자에게 채찍을 휘두르고, 강자에게 알랑거리고, 제멋대로고, 오만하고, 태만하고, 청개구리 같고, 공부를 하지 않고, 자존심은 터럭만큼도 없고, 타인의 불행을 반찬으로 밥을 세 공기 먹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인물”이다. 한편 사사건건 오즈에게 휘둘리는 주인공은 자신이 청춘, 사랑 충실, 면학이라는 긍정적인 단어와는 담을 쌓고 타락하게 된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즈에게 전가한다. 하지만 남의 사랑의 행로를 훼방 놓아 젊은 남녀가 큼직한 빨래통 여섯 개 분량의 쓰라린 눈물을 흘리게 만든 주인공 또한 무도막심한 인물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책장을 넘겨가면서 이 한심한 인간들이 더할 나위 없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이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어차피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하되 선한 자가 없고, 악한 인물은 없으되 저마다 악당의 면모를 갖고 있다. 오즈는 그런 선과 악의 경계를 누구보다 능수능란하게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주변인들의 감정을 희롱하고, 그 안에서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그는 도가 지나친 장난꾸러기일지언정 잔혹한 악당은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을 놀려먹을 속셈으로 작당을 벌이다가 다리에서 떨어져 제 다리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악행을 저지르다 사람들이 쫓아오면 자존심이고 뭐고 모조리 내팽개치고 달아나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라고 외치기도 하는, 악당이라기보다는 왠지 바보에 가까운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주인공 역시 온갖 똑똑하고 잘난 척은 다 하고 심지어는 사내 육수로 졸인 듯 한 지저분한 다다미 방 구석에서 고고한 척을 하며 살고 있지만, 친구라고는 악의 결정체에 가까운 오즈밖에 없고,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해본 주제에 거침없는 장광설로 주류사회를 비판하고 자신의 행적을 정당화시키며 온갖 망상의 무한반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하기 그지없는 얼간이일 뿐이다. 각각의 캐릭터가 갖고 있는 이런 선명한 개성과 극명한 대비에서 천부적인 이야기꾼 모리미 도미히코의 화려한 유머 감각과 눈부신 작가적 재능은 그 진면목을 드러낸다. 그는 거침없이 폭주하는 젊은이의 망상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정신없이 터지는 폭소 폭탄을 선사하는 와중에도 그 이면으로 날카로운 풍자의 바늘 끝을 슬그머니 들이밀어 순간순간 모골 송연한 오싹함을 느끼게끔 만든다. 작중에 등장하는 불만과 망상만이 가득한 패배자들의 모습은 지금 이 작품을 읽고 있는 무력한 대다수의 현대인의 초상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고도(古都) 교토의 천재가 현대의 패배자들에게 바치는 당당한 찬가! 주인공과 오즈, 한심한 2인조는 동에 사랑에 빠진 아가씨가 있으면 “그런 변태는 그만둬라” 하고, 서에 망상하는 사내가 있으면 “헛된 짓은 그만둬라” 하고, 남에서 사랑의 불꽃이 튈 듯하면 즉각 물을 끼얹고, 북에서는 항시 연애 무용론(無用論)을 설파하며 남의 사랑을 방해하기 위한 온갖 악행과 바보짓을 저지르고 다닌다. 그런데 이런 두 사람의 행동에서 왠지 모를 통쾌함이 느껴지는 것은 연애의 여부로 주류(메이저, 승자)와 비주류(마이너, 패자)를 양분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정형화 된 가치기준에 대한 반발이 소설 전체에 진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TV나 영화 같은 매체를 보면 등장인물들은 누구나 당연하다는 듯 연애를 하고 있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나이가 차면 연애 한두 번쯤은 해보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투로 이야기하며, 심지어 그런 당연한 연애를 못해본 사람은 마치 사회의 낙오자라도 된 듯 한 비난을 감내해야 한다. 하지만 모리미 도미히코는 데뷔작인 <태양의 탑>에서 “성(聖)스러운 크리스마스를 성(性)스러운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축출하자!”라고 외치고, <밤은 짧으니 아가씨여 걸어라>에서는 “대학생 정도 되면 당연히 연인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것은 나쁜 편견이다!”라고 당당히 주장하고 있다.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의 주인공 ‘나’와 오즈의 모습은 요즘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얼간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도 당당하고 나름대로 고고하게 행동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연애지상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를 향해 내던지는 작가의 유쾌한 도전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작가는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에서 일본의 오랜 전통과 다채로운 기담(奇譚)이 살아 숨 쉬는 천년 고도 교토(京都)를 무대로 온갖 해괴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교토에서라면 다소 이상한 일이 벌어져도 독자들이 그러려니 해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으니, 독자 제씨는 이 책에서 그 어떤 황당무계하고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놀라지 마시라. 그저 마음을 정온하게 하고 독서가 주는 최고의 선물인 ‘새로운 이야기의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마음껏 폭소하다가, 혹시라도 일말의 찔림을 느낀다면 만연히 똑같은 삶을 반복하지 말고 후회 없이 새로운 선택의 한 걸음을 내딛으면 된다. 운 나쁘게 오즈와 같은 인물을 만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되더라도, 그 길에 후회와 불만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질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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