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표적 사상가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책.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이라는 참혹한 인간실존의 위태로움을 직접 목도하며 쓴 에세이 형식의 글이다. 뒤틀린 현대자본주의 산업사회 속 인간의 삶에 대해 성찰한 153개의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아도르노 자신이 헌사에서 밝히고 있듯이 <계몽의 변증법>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계몽의 변증법>이 이론화 작업을 통해 현대자본주의 사회를 도구적 이성이 지배하는 사회로 파악했다면, <미니아 모랄리아>는 바로 그러한 현실이 우리의 삶 속에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를 아도르노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보여준다.
철학이나 변증법, 문학과 예술, 정신분석학 등 전문적인 대상을 다루는 글이 많지만 대부분은 이 시대의 삶의 본질에 대한 직접적 발언이다. 개념적 글쓰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아도르노의 문체는 결혼, 이혼, 노동, 산업, 지식인, 주거, 소유, 계급, 문화 등 삶의 구체적 실상 속으로 파고들며 자본주의 문화의 매개된 전체의 모습을 들추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