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濱? 시인선 1권.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20세기 현대 서양문학사에선 앙리 미쇼는 대표적인 작가이다. 어떤 이는 시인으로, 또 어떤 이는 화가로 알고 있는 앙리 미쇼는 1899년 벨기에 나무르에서 태어났다. 앙리 미쇼에게 조국 벨기에는 망명을 간절히 꿈꾸게 만들었다. 실제로 미쇼의 문학작품 속에서 조국, 고향을 표현한 어휘 대부분에는 절망의 기색이 가득하다.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에 의해 브뤼셀자유대학이 폐쇄되자 방황하던 미쇼는 로트레아몽과 쉬페르비엘에게 깊은 감명을 받아 1922년 본격적으로 문학 창작에 몰입한다. 1924년, 청년이 된 앙리는 파리에 정착하면서 문인이자 예술가로 '자신'을 만들어간다. 1984년 파리에서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파리'라는 예술의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남을 갖는 동시에 자기 내면의 여러 목소리를 찾아 나선 탐구적 예술가이기도 했다.
미쇼의 삶은 '떠남'과 '돌아옴'의 연속이었다. 비(非)서구 문화에 대한 관심을 키우며 여러 곳을 여행했던 미쇼는 남아메리카와 아시아로 돌연히 떠났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다. 그의 여정은 길었고, 험난하였고, 형형색색이었다. 그 끝에 창조된 앙리 미쇼의 문학과 그림은 이성과 광기 그 경계에 있다.
그의 문학세계는 내적, 외적 여행에 대한 기록일지와도 같으며, 바깥으로의 여행과 안으로의 여행이 혼합되는 양상이 발견된다. 이 책 <주기적 광증의 사례>는 미쇼의 이 독자적인 문학관의 첫 단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