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왜란과 호란 사이

History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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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이 끝난 이후 다음 역사적 사건으로 전환되기까지의 시기, '틈'은 종결된 이전 사건에 대한 결과와 전개될 이후의 사건에 대한 원인이 교차되는 시간이다. 그리고 한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틈의 역사로는 정유재란이 끝나고 병자호란이 시작되기 직전까지인 38년간의 시간을 꼽을 수 있다. 그 짧은 틈은 한반도에서 동아시아 패권이 뒤바뀌는 '난亂'이라는 거대한 사건들에 가려졌지만, 한국사의 이후를 결정했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였다. 역사는 과거에 대한 지양 또는 지향이라는 흐름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어떤 역사적 사건을 설명하며 그 전후관계를 살피는 시도들은 많았으나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는 틈, 사이의 시간 자체에 주목하는 경우는 아직 널리 소개되지 않은 듯하다. <38년>에서는 이러한 '틈의 역사'에 주목했다. 조선은 국제적인 환란을 경험한 이후 내외적으로 국가를 재건해야 했다. 임진왜란이라는 위기가 끝난 이후 병자호란이라는 위기의 반복 이전까지 태풍의 눈과 같았던 아주 잠깐의 시기 동안 조선은 무슨 선택을 했으며, 어떻게 시간을 보냈고, 궁극적으로는 왜 비극을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잠잠한 듯 조선의 사회상이 급변한 시기를 재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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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왜 왜란 다음에 호란을 다시 맞았을까 첫 번째 장 비극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전장의 먼지와 화약 냄새에 익숙해진 소년들 +홍한수전, 첫 번째 선조 28년(1595) 5월, 한양 훈련도감 재해처럼 돌연 들이닥친 난리, 임진왜란│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7년의 고통│“전쟁은 그대들의 몫이 아니니 돌아오라!”│전란에서 소외된 보통사람들│총을 들어야 했던 소년들│막지 못한 전쟁, 막아야 했던 전쟁 두 번째 장 그들이 모이면 천하가 감당하지 못한다: 조선과 명과 왜의 전쟁으로 벌어진 북쪽의 틈 +홍한수전, 두 번째 선조 28년(1595) 12월, 압록강 멧돼지 가죽이라고 불린 변방의 남자│누르하치는 어떻게 동아시아의 패자가 되었을까?│“그들은 치질이고 옴이다!”│조선을 지키는 울타리, 강과 번호│조선의 통제에서 벗어난 여진│결국 무너진 세종의 방어체계 세 번째 장 북쪽에서 부는 검은 바람: 동아시아 패권의 교체와 선택을 강요받게 된 조선 +홍한수전, 세 번째 광해군 11년(1619) 2월 27월, 요동 배갈동령 십리 밖 조선군, 압록강을 건너다│명과 후금 사이에 선 광해군의 선택│재조지은이라는 마법의 주문 또는 저주│동아시아 세대교체의 시작, 사르후 전투│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상과 하│여진의 미래를 엿본 책, 《건주문견록》 네 번째 장 반역과 명분 사이: 의리를 내세운 배신, 인조반정 +홍한수전, 네 번째 광해군 15년(1623) 3월 12일 밤, 한양 창덕궁 앞 같기에 다른 반역과 반정 120 수많은 실수에도 성공한 거사│광해군의 짙고 긴 그림자│“반란이 성공한 것이 아니라 광해군이 실패한 것이다” │뒤집은 자들이 제시한 새로운 길│왕만 바뀌었을 뿐 변하지 않은 조선 다섯 번째 장 가장 아플 때 스스로의 몸에 상처를 내다: 반정 이후, 이괄의 난 +홍한수전, 다섯 번째 인조 2년(1624) 1월 24일 평안도 영변 북방을 향한 조선의 사나운 칼│새로운 전술, 다시 새로운 적│역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공신│여진을 상대하려 했던 빠른 칼은 조선으로 향하고│이괄의 압승│다시 한양을 버린 임금│빠른 승리만큼 허무하게 끝난 반란│잃은 것이 너무 컸던 승리│“이제 조선 땅에 싸울 수 있는 장수는 없다” 여섯 번째 장 첫 번째 조짐, 정묘호란: 조선이 흘려보낸 시간과 홍타이지의 등장 +홍한수전, 여섯 번째 인조 5년(1627) 1월 22일 평안도 안주성 새로운 군주 홍타이지가 선택한 희생양, 조선│함락된 안주성, 열려버린 침략의 길│“전쟁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가장 믿어야 할 존재를 의심한 임금│일어나지 않은 의병, 등을 돌린 백성│호란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용골산성의 전장│의병장을 믿지 못하는 임금 일곱 번째 장 무릎을 꿇어도 죄, 꿇지 않아도 죄: 홍타이지, 황제를 선언하다 +홍한수전, 일곱 번째 인조 11년(1633) 4월 13일 구련성 마타자 인근 전쟁으로 다져진 홍타이지의 시대│물에 약한 뭍의 여진족 232 조선의 골칫덩이, 가도와 모문룡│모문룡은 사라졌어도 여전한 조선의 두통│“조선의 전함이 필요하다”│김여규가 아니라 신달리다! │“조선의 전함은 이제 필요없다” 244 명과 후금 사이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진 인조 여덟 번째 장 무너진 동아시아의 균형: 모문룡의 몰락과 공유덕과 경중명의 망명 +홍한수전, 여덟 번째 인조 14년(1636) 4월 11일 심양 황궁 칭기즈칸의 후예를 정복한 후금│버려지는 조선의 시간│마지막 기회를 놓친 조선│읽지 못한 정세, 쌓이는 오해, 들킨 속마음│왜 11월 26일인가?│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결국, 전쟁의 시작 아홉 번째 장 그 후로 38년, 반복되는 비극: 병자호란의 시작 +홍한수전, 아홉 번째 인조 14년(1636) 12월 29일 남한산성 문제 1: 전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한 병력│문제 2: 뒤떨어진 전술│문제 3: 존경받지 못하는 선비│산성으로는 막지 못하는 철기│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한 조선군│그저 흘려보내기만 한 시간│한심하게 갇힌 자와 느긋하게 가둔 자 열 번째 장 예정되었던 슬픈 결말: 삼전도의 굴욕과 병자호란 이후의 조선 +홍한수전, 열 번째 인조 15년(1637) 1월 30일, 삼전도 희망은 그렇게 사라지고│아쉬움을 남긴 작은 승리, 광교산 전투│비굴한 항복이냐 어리석은 죽음이냐│수많은 오판과 희생 끝에 명에서 청으로│반복된 역사, 다시 찾아온 비극 │반복된 비극, 반복되지 않을 수 있었던 비극 나가는 글 비극이 희극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