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Osamu Dazai · Novel
5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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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전집' 7권. 일본 사회가 완전히 파멸로 접어든 1945년(36세)부터 1946년 사이에 발표한 '판도라의 상자', '옛날이야기' 등 장편과 전쟁 중 피난 생활을 소재로 한 중단편 열 편, 전후 일본사회를 비판한 희곡 두 편 등 총 열네 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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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 판도라의 상자 판도라의 상자 7 동틀 녘 153 사람을 찾습니다 171 뜰 185 부모라는 두 글자 195 거짓말 203 화폐 219 이를 어쩌나 229 15년간 239 아직 돌아오지 않은 친구에게 267 참새 287 겨울의 불꽃놀이 301 봄의 낙엽 339 옛날이야기 385 | 작품해설 | 한 송이 꽃의 미소로 시대에 반항하다 497 옮긴이 후기 515 다자이 오사무 연표 519 <다자이 오사무 전집> 한국어판 목록 523 <다자이 오사무 전집>을 펴내며 525

Description

“태어나서 죄송하다”던 다자이 오사무의 모든 것! 도서출판 b에서 한국어판으로는 처음으로 <다자이 오사무 전집>(전 10권)을 출간한다. 지난 1~5권에 이어 제6권 <쓰가루>와 제7권 <판도라의 상자>가 함께 출간되었다. *** 제7권 <판도라의 상자>에는 일본 사회가 완전히 파멸로 접어든 1945년(36세)부터 1946년 사이에 발표한 「판도라의 상자」, 「옛날이야기」 등 장편과 전쟁 중 피난 생활을 소재로 한 중단편 열 편, 전후 일본사회를 비판한 희곡 두 편 등 총 열네 편을 실었다. 태평양 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무렵 연합군의 폭격으로 집이 불타면서 다자이는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피난을 가게 되는데, 전집 제7권의 작품들은 거의 다 고향집인 쓰가루 <사양관>에서 집필한 작품들이다. 「판도라의 상자」와 「옛날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초역이다. 전쟁을 목도한 다자이 오사무는 세상을 파멸로 이끄는 거대이념이나 사상을 증오하며 ‘제비꽃처럼 유약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정성을 쏟는다. 폐병에 걸린 소년의 실연담인 「판도라의 상자」와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소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옛날이야기」는 모두 ‘1945년 8월 15일’ 언저리에 쓰여졌다. 사랑이나 우정, 부끄러움이나 질투 등이 불필요한 감정의 찌꺼기처럼 여겨졌던 전쟁의 시대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던 인간의 소소한 감정들을, 다자이만의 음율과 감각으로 엮어내고 있다. 한편, 스무 살 청년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형식으로 쓰여진 「판도라의 상자」는 옛스럽고 묵직한 ‘하게체’를 피하고, 오늘날 독자들의 감각과 작품 스타일에 맞게 젊고 발랄한 문체로 번역하였다. 다자이 스스로의 작가 연표라 할 수 있는 중편 「15년간」에는 당시 사회에 대한 반감과 예술에 대한 고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이런저런 주의에 편승하는 정치인, 지식인들에게 ‘고리타분하게 어깨에 힘주고 다니지 말라’고 꼬집으며, 자신은 일련의 정치적 사상적 울타리 속에 들어가길 거부하고, 심지어 문단마저도 ‘지식인의 매음굴’이라 비난한다. 예술가의 동력은 오로지 자기 내부의 고뇌와 고독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면서, 세상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를 다진다. 평소 일기를 쓰지 않고 마음속의 이야기를 모두 작품으로 발산하는 다자이였기에, 다자이의 일기에 목말라있던 독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작가 자신의 피난 일기와도 같은 단편 「동틀 녘」, 「사람을 찾습니다」, 「뜰」 등의 작품들은 패전 무렵 일본사회의 붕괴와 몰락을 눈에 보일 듯 세밀하게 그린 작품들로, 다자이와 가족들이 폭격을 피해 고향으로 피난을 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으며, 전후 일본 사회의 모순을 강도 높게 비판한 두 편의 희곡 「겨울의 불꽃놀이」, 「봄의 낙엽」은 혼란 속에서 사람들의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본성을 그리고 있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잉여인간 다자이’의 이미지와는 달리, 전쟁통 속에서 어떻게든 아이들을 살아내려 하는 ‘아버지 다자이’와 혼란에 빠진 사회의 부조리에 ‘항의하는 다자이’와 같은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