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보챠의 모험

Daisuke Igarashi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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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좌충우돌 농촌 생활을 담았다. 토호쿠의 한적한 시골에는 작은 곰, 여우, 너구리, 오소리 등 온갖 동물들이 활발하게 살아가고 있다. 작가의 고양이 카보챠도 그 중 하나이며, 작가의 농촌 생활의 유일한 벗. 시골로 내려오기 전, 비오던 어느날 주택가 주차장에서 버려진 카보챠를 냥줍해 키우게 되고, 시골로 귀농도 함께 한다. 농촌 생활의 한적함 속에서도 동물들과 자연에 호기심 많은 카보챠의 우당탕 모험은 오늘도 계속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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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 빗속의 방문자 2. 어느 가을날 3. 카보챠의 모험 4. 카보챠 3판 승부 5. 카보챠 VS 나 6. 오이밭 7. 명수 8. 터줏대감 9. 쥐 10. 냥줍 이야기 11. 고양이어(語) 12. 고양이 손 13. 카보챠 VS 나 파트 2 14. 주인으로서 15. 봄의 방문 16. 천적 17. 첫 번째 봄 『Kabocha in Wonderfield』 후기

Description

《리틀 포레스트》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좌충우돌 농촌 생활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정겨운 시골 나와 카보챠는 오늘도 즐거운 모험 중! 토호쿠의 시골에서 만화를 그리며 밭을 일구는 이가라시 다이스케와 그가 야성적(?)으로 키우는 고양이 카보챠의 농촌 생활 모험기. 토호쿠의 한적한 시골에는 작은 곰, 여우, 너구리, 오소리 등 온갖 동물들이 활발하게 살아가고 있다. 작가의 고양이 카보챠도 그 중 하나이며, 작가의 농촌 생활의 유일한 벗. 시골로 내려오기 전, 비오던 어느날 주택가 주차장에서 버려진 카보챠를 냥줍해 키우게 되고, 시골로 귀농도 함께 한다. 농촌 생활의 한적함 속에서도 동물들과 자연에 호기심 많은 카보챠의 우당탕 모험은 오늘도 계속 되는데… .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고양이와 함께 하는 농촌 생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노동 정년이 다 된 노년층뿐만 아니라, 청·장년층도 팍팍한 조직과 인간관계에 치일 즈음이면 누구나 한 번쯤 한적한 시골로 내려가는 걸 상상하곤 한다. 인적 드문 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소소하게 텃밭을 일구면서 치사스러운 현실을 벗어나는 꿈을 꾸는 것이다. 그러나 소수만 행동으로 옮기지, 대다수는 가슴 속에 묻어두고 현실패치 스위치를 재가동시킨다. 《카보챠의 모험》의 저자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이런 용기 있는(?)소수의 사람이다. 이미 국내에 소개된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서도 알려진 것처럼 만화가로 지명도가 올라가기 시작한 젊은 나이에, 도시를 떠나 귀촌을 결심한다. 일본 중심에서 보면 동북부 지역인 도호쿠 지방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경험을 《리틀 포레스트》란 작품에 투영한 것이다. 《리틀 포레스트》가 작가의 대리인 격인 여자 주인공 ‘이치코’를 내세웠다면,《카보챠의 모험》은 작가 본인이 직접 등장한 작품이다. 《리틀 포레스트》 표지에도 얼굴을 살짝 내비친 고양이 ‘카보챠’와 함께라서 더 반갑다. 일본 현지 작품 발간 순서로 보면 《카보챠의 모험》이 《리틀 포레스트》보다 시기가 뒤다. 이 말은 전작에서 말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다른 시각으로 본 농촌 생활을 이야기 하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수채화 같은 정겨운 시골 나와 카보챠는 오늘도 즐거운 모험 중! 《카보챠의 모험》이란 책 제목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카보챠란 이름을 가진 ‘고양이’와 고양이의 주인인 작가다. ‘카보챠’는 일본어로 ‘호박’이란 의미를 지녔는데, 호박이란 이름을 받았을 때부터 카보챠는 시골에서 생활을 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카보챠와 작가의 첫 만남은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아직 귀촌을 결심하기 전, 초여름의 찬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눈도 못 뜬 아기 고양이를 냥줍하면서 둘의 만남은 시작된다. 평소 반려 동물을 키우면 홀가분하게 여행도 못 가게 되고, 10년 이상 반려 동물에 매인 생활을 해야 하기에 절대(?) 키우지 않겠다는 각오를 했지만, 카보챠의 생존 욕구가 담긴 절규에 마음이 약해지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된다. 그러다 카보챠를 키운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기에 둘은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귀촌을 결정한다. 누군가 아니 무언가에 얽매이고 싶지 않고 싶지만, 우연한 기회에 반려 동물을 들이게 되는 상황은 지금 동물을 키우는 독자라면 공감대가 형성이 될 것이다. 새순이 돋기 시작한 봄에 귀촌한 둘의 심정을 작가는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감정을 온전히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말을 툭 던지는 것처럼 상황을 객관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처럼 음식을 만들기 위해 농사를 짓고, 그 수고스러움의 수확물로 조리하는 과정을 상세히 말하지는 않지만, 카보챠가 보는 시선과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최대한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어, 장면 하나 하나가 멋들어진 수채화를 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처음 접하는 환경, 생전 본 적도 없는 생물과 식물, 필시 맡아본 적도 없었을 수많은 냄새…” 고양이인 카보챠의 시각, 촉각, 후각을 묘사의 기반으로 하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동일시하는 듯한 장면은 대단한 서사 구조가 없어도 작품에 집중하게 되는 원천이 된다. 사실, 이 작품에서 작가의 역할은 ‘왼손은 거들 뿐’의 왼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것이 앞서 《리틀 포레스트》와는 다른 방식일지도 모른다. 카보챠가 느낄만한 감정을 통해 작가 스스로도 처음 겪는 농촌 생활의 설렘과 두려움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 카보챠는 시골의 여러 동물들… 다람쥐, 뱀, 여우, 심지어 민물게까지 다양하게 조우를 하게 되는데 고양이 입장에서는 모험이라고 할만하지 않은가?! 자연, 동물, 사람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가는 성장기록 고양이를 키우는 여느 집사처럼 작가의 눈에는 카보챠가 물가에 있는 아이처럼 불안하고 걱정되는 심정이다. 작가가 사는 집은 산속에 있어서 옆집까지 100미터, 다시 그 옆집까지 500미터일 정도로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온갖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곰, 여우, 뱀, 매 등 고양이의 천적이 지척에 있기 때문에 카보챠가 해를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 걱정이다. 한편으론 스스로가 밝힌 것처럼 망상벽이 있어, 카보챠가 그런 천적들을 가뿐히 이기고 심지어 공룡에게까지 맞장(?)을 뜰 정도의 기백이 있을 거라고 의심치 않는다. 제일 가까운 옆집에서 온종일 자고 있는 것도 모르고. 동시에 그저 오늘도 외출냥이가 된 카보챠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원하는 모습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농촌 생활을 하는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일지도 모를 것이다. 농촌의 시간은 도시의 시간과 달리 농번기에는 분주하고, 농한기에는 시간이 더디게 간다. 농번기에는 카보챠의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로 바쁘지만, 카보챠는 그런 심정도 모르고 심은 씨앗을 파내거나 오이 재배용 망에 걸리거나 훼방을 놓기 일쑤다. 그러다 쥐나 새 사냥에 성공하고 사냥감을 먹는 야생성을 보이는 등 점점 시골에 적응을 해 간다. 작가도 사계절을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여가고, 주변의 나무나 작물도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한다. 그저 시간이 지나서 성장하는 건 아닐 것이다. 들고양이한테 얼굴도 할퀴어지고, 사료도 뺏기고, 어깨가 욱씬거릴 정도로 노동을 하는 등 고됨이 쌓여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연과 동물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담담하면서도 이토록 치밀하게 기록하듯이 묘사하는 작가의 능력이란! 《카보챠의 모험》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서사 구조가 탄탄한 드라마라곤 할 수 없다. 하지만 고양이 카보챠의 시선으로 보는 농촌 생활은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할 것이다. 함께 수록된 카보챠가 모험을 겪은 지역의 지도와 모험 내용을 가상적으로 표현한 컷은 독자의 상상력을 쉼 없이 자극할 것이며, 카보챠 일러스트 스티커는 냥줍하는 즐거움도 줄 것이다. 랜선 고양이와 달리 질감이 느껴지는 종이(?) 고양이의 활약상을 느끼고 싶거나 번잡스러움을 피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독자라면 《카보챠의 모험》을 통해 배시시 웃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