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

이지원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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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디자이너의 비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담은 에세이집이다. 그래픽디자이너의 눈에 비친 세계는 영화나 광고 우편물과 같은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디자인 교육, 역사, 이론, 글꼴 디자인과 같이 전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꽤 폭넓게 다뤄지고 있다. 저자가 15년간 체득한 그래픽디자인 실무와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시각 문화를 신랄하고 생동감 있게 풀어낸 이 책은, 디자인 분야 외의 독자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와, 그럼에도 보존되는 전문가적인 견지와 태도가 인상적이다. 순수미술 영역 내에서 상업예술이라는 분야로 구분되어 인식됨으로써 흰 양 떼들 속의 ‘검은 양’으로 살아온 한국 그래픽디자인계의 현실을 가감 없이 그려 내는 것은 물론,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라는 충분조건을 공유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우리 디자인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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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목차 추천사 여는 글 01 맨눈으로 보기 오솔길의 조용한 시위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약진하는 예술학부 훗 빛 바랜 새로움 만드는 즐거움 인쇄물은 재활용 상자에 믿음이 가는 얼굴을 만들어 주는 성형 전문가 02 자세히 보기 세로와 가로 안녕하세요, 저는 맥입니다 끼워 파는 성 보다 크리에이티브하게 참 실용적인 삼성카드 간판 제작자, 혹은 간판 디자이너 좋은 디자인은 좋은 관계로부터 나온다 좋은 디자이너를 찾는 현실적인 방법 03 멀리 보기 통제와 관리의 표상 마틴 베네츠키에게 미스터 키디와의 짧은 대화 스타일, 자유를 달라 유학 지침서 : 칼아츠 아시아 그래픽의 현주소! 이것은 데이비드 카슨에 대한 내 마지막 글 04 골똘히 보기 그래픽 그래픽의 선과 악 반성문 직업의 위기 견적서 모든 공모작의 저작권은 본사로 귀속됩니다 검은 양 05 겨누어 보기 설마 네가 그래픽디자이너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디자인 전시 디자인 학교 학생들에게 보내는 조언 한 묶음 하드코어 속 하드코어 : 마케팅 담당자의 역습 어설픈 철학자 요지경 쓴소리 인용 및 참고 자료 미리 보기

Description

한국의 그래픽디자인,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이 책은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 국내 그래픽디자인의 이야기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디자인 세계의 솔직한 이야기다. 그래픽디자인을 하거나 그래픽디자인과 함께 작업해야 하는 이들이라면 언젠간 생각하게 되는, 그리고 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그런 이야기다. -전우치, <엘로퀀스Eloquence> 편집장 서른여덟 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는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은 현직 디자이너의 비판적인 시각을 고스란히 담은 에세이집이다. 그래픽디자이너의 눈에 비친 세계는 영화나 광고 우편물과 같은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디자인 교육, 역사, 이론, 글꼴 디자인과 같이 전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꽤 폭넓게 다뤄지고 있다. 지은이가 15년간 체득한 그래픽디자인 실무와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시각 문화를 신랄하고 생동감 있게 풀어낸 이 책은, 디자인 분야 외의 독자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와, 그럼에도 보존되는 전문가적인 견지와 태도가 인상적이다. 검은 양의 시선으로 진단한 국내의 그래픽디자인 디자인을 바라보는 미대 사회의 시선은 좋게 말하면 좀 덜떨어진 아류, 나쁘게 말하면 필요악이다. 어쩔 수 없이 가족의 일부로 인정하지만 몇 단계 아래에 있는 천한 녀석, ‘검은 양’이다. 시각디자인학과가 미대에 얹혀살면서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디자인이 수준 낮은 기능직이기 때문일까? -본문 중에서 디자인팀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은 결국 회사에 큰 이익이 되어 돌아온다. 말들이 당신의 목장에서 마음껏 뛰놀고 풀을 뜯고 번식을 하게 내버려 두라. 말들이 마구간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말의 젖과 새끼 망아지들은 고스란히 당신의 것이 된다. -본문 중에서 “맨눈으로 보기”, “자세히 보기”, “멀리 보기”, “골똘히 보기”, “겨누어 보기”라는 챕터 제목이 암시하듯, 글은 가볍고 유쾌하게 쓰여진 것부터, 날카롭고 날이 선 것까지 그 경중이 다양하다. 저자는 순수미술 영역 내에서 상업예술이라는 분야로 구분되어 인식됨으로써 흰 양 떼들 속의 ‘검은 양’으로 살아온 한국 그래픽디자인계의 현실을 가감 없이 그려 내는 것은 물론, “좋은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라는 충분조건을 공유함으로써 실현할 수 있는 우리 디자인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바라본 지금, 여기의 디자인 나는 그때그때 드는 생각을 글로 써냄으로써 그것과는 확실히 결별했다. 결별은 부정 또는 무책임과는 다르다. 내가 기록한 생각과 그에 따른 현재의 내 모습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나는 이것들과 좋은 방식으로 헤어졌다. 5년 동안 미친 듯이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나는 디자이너로서 성장했고, 이런 상태로 간다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ㅡ서문 중에서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사람이 없다. 굳이 상상하자면 거대한 투시도 속에서 사람은 눈썹 털보다 작은 크기일 것이다. 광화문 광장이나 서울시청 광장 같은 구조물은 헬리콥터를 타고 봤을 때 보기 좋은 공간일 뿐 그 안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공간은 아니다. ㅡ본문 중에서 한 대학원생이 불쑥 끼어들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이죠?” 그러자 그 심사관이 말했다. “인조적이고 얄팍하고 표면적이라는 뜻입니다.” 무뚝뚝한 말투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디자인을 경멸하신 겁니까?” 그러자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네.”ㅡ본문 중에서 15년을 디자이너, 아트디렉터이자 디자인 교육자의 페르소나를 가지고 살아오고 있는 저자는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디자인 담론 온라인 저널 ‘디자인읽기’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같은 주제로 팟캐스트를 여럿 제작, 배포하고 있는 작가답게 『디자이너의 곱지 않은 시선』의 많은 글들은 술술 읽힌다. 분명 점잖이 책상에 앉아 쓴 글은 아니다. 문체는 과감하고, 소재는 현실적이고, 문장 마다에는 애정과 분노가 착실히 담겨 있다. 그러나 가쁜 호흡으로 읽는 와중에도, 시선이 멈춰지는 지점이 있다. '디자인'이라는 분야가 필연적으로 불러일으키는 환상의 거품을 걷어낸 저자의 솔직한 글들은, 우리로 하여금 척추를 곧추세우고 지금, 여기의 디자인 현실을 반추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