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이야기

박건웅
3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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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육아일기인 ‘제시의 일기’(1999년 출간되어 2010년 KBS <한국의 유산> 캠페인으로 제작 방영)를 역사적 고증 하에 그래픽노블로 재구성하여 복원한 작품으로, 중일전쟁이 한창인 시기이자 맏딸 제시가 태어난 1938년부터 광복 후 귀국하던 1946년까지 고통스러운 시절의 삶을 고스란히 기록하였다. 일기는 1938년 7월 4일 중국 장사에서 시작되어 8년간 이어진다.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 할 수 있는 이 기록은 맏딸 '제시'의 탄생으로 문을 연다. 양우조는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이가 자랐을 때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제 몫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안의 돌림자 ‘제’ 자를 사용해 딸 이름을 ‘제시’라 짓는다.”라고 말하며 일기를 써내려간다. 제시라는 영어식 이름을 지어주는 모습에서도 독립운동가 부부의 간절한 조국 사랑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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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탄생/ 피난/ 남쪽으로/ 공습/ 다시 피난길/ 은하수/ 아기 키우기 보금자리/ 한 핏줄/ 고통의 시간/ 광복, 그날/ 제시

Description

독립운동가의 삶, 그 일상과 따뜻한 인간애를 통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실상을 그리다! 『제시이야기』는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육아일기인 ‘제시의 일기’(1999년 출간되어 2010년 KBS <한국의 유산> 캠페인으로 제작 방영)를 역사적 고증 하에 그래픽노블로 재구성하여 복원한 작품으로, 중일전쟁이 한창인 시기이자 맏딸 제시가 태어난 1938년부터 광복 후 귀국하던 1946년까지 고통스러운 시절의 삶을 고스란히 기록하였다. 일기의 형식을 띤 이 작품은 오늘의 우리 만화상, 부천 만화대상 수상 작가 박건웅의 따뜻한 그림과 손 글씨를 바탕으로 그들의 고단한 일상생활부터 독립을 향한 염원에 이르기까지 드라마틱한 삶을 한 편의 흑백 장편영화처럼 그리고 있다. 평범함 속 용기가 이국 만리 수십만 킬로를 걸으며 꺼져가던 독립운동의 불씨를 살렸다는 것이 이제껏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 들의 삶이었다. 화창한 날에는 폭격이 있을까봐 늘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던 사람들, 그러나 전쟁과 폭격 속에서 모든 것이 죽어가고 파괴되어도 아이는 성장하고 자란다는 사실. 하나의 생명을 지키고자 했던 것은 바로 그 작은 생명이 미래의 희망이요, 곧 대한민국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 박건웅 일기는 1938년 7월 4일 중국 장사에서 시작되어 8년간 이어진다. 한국판 안네의 일기라 할 수 있는 이 기록은 맏딸 '제시'의 탄생으로 문을 연다. 양우조는 “조국을 떠나 중국에서 태어난 아기. 그 아이가 자랐을 때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제 몫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안의 돌림자 ‘제’ 자를 사용해 딸 이름을 ‘제시’라 짓는다.”라고 말하며 일기를 써내려간다. 제시라는 영어식 이름을 지어주는 모습에서도 독립운동가 부부의 간절한 조국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아이가 훗날 이국을 떠돌면서 생활했던 이유를 묻는다면,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는 짧은 한마디로 이해시킬 수 있을까? 그것으로 독립성취라는 간절한 우리의 소원을 담아낼 수 있을까? 그것으로 우리 가족의 이 시간을 담아내고도 남을까?” - p. 102 아랫니가 하나 나기 시작했다. 이제 자신의 힘으로 먹기 위해 하나씩 준비를 시작해간다. 아이가 씹는 것은 음식물 뿐만은 아닐 것이다. 교과서 지식을 씹고 세상속의 다양한 모습을 한데 섞어 다져가며…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과 세상의 이중성을 씹고, 성공과 실패로 나누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세상살이를 꼭꼭 씹어가며 제시 자신의 살로 만들어갈 것이다. (p. 109) 전쟁 속에서도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가운데 소박한 가족의 일상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꾼다 딸의 재롱에 미소 짓고 조그만 생채기에도 마음을 졸이던 평범한 가족, 그러나 나라를 빼앗긴 민족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 타국을 떠돌며 생사를 오가는 동안의 심경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중일전쟁 한가운데 삶과 죽음의 공존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 작품은 타국인 중국에서 자라는 제시를 바라보는 부모의 애틋한 사랑, 독립운동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의연함, 한국 동포들 사이의 따뜻한 정뿐만 아니라 한중 정치인들의 우정, 한국인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도움과 배려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임시정부의 행로와 중국에서의 생활, 독립에 대한 희망을 담은 소소한 일상들을 통해 생사가 오가는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삶의 열정을 꽃피울 수 있었는지 알 수 있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성립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독립기념관의 김주용 박사는 『제시이야기』에 대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절절한 모습을 세밀한 부분까지 그려냈다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힘겨운 여정을 양우조, 최선화의 첫아이인 제시의 육아일기를 통해 밝힌 것처럼 박건웅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으로 중국 상해부터 중경까지의 다양한 모습을 복원했다고 평가했다. 『제시이야기』에 나오는 양우조와 최선화가 생활한 중국에서의 삶은 일본군의 공습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자신들의 아기 제시가 태어나자마자 시작된 일본군의 공습은 제시의 어린 시절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두려움 속에서도 어린 핏덩이와 함께 잃었던 조국을 새로 만들고 독립을 위해 가시밭길을 갔던 이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 김주용(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어느 독립운동가의 육아일기이자 당시의 임시정부를 보여주는 기록의 대서사시 『제시이야기』는 주인공 제시의 성장 모습과 가족사를 중심으로 한 육아 기록이지만, 당시 임시정부 가족들의 생활상과 독립운동가들의 따뜻한 인간애, 해방의 감격을 녹여내고 있다. 특히, 이 시기 임시정부 기록 대부분이 소실되었던 것에 반하여 일기가 쓰여진 중일전쟁 시기 일본의 공습을 피해 임시정부가 충칭으로 이동하기까지의 실상을 시기별로 정확히 알려주는 거의 유일한 기록이라는 자료적 가치도 있다. 양우조는 미국에서 방직공학을 전공한 지식인으로 쑨원의 『삼민주의』를 번역하는 등 민족국가 건설을 준비한 정치적 식견과 안목을 지닌 인물이다. 방직사업을 하려고 고국을 찾았다가 독립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안락한 생활을 버리고 중국으로 망명하였다. 부인 최선화도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한 신여성으로 열네 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동지이자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단신으로 중국에 망명한다. 그의 정성에 감동한 김구는 어지간해 잘 나서지 않는 이들 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서게 된다. 양우조는 1964년, 최선화는 2004년에 작고하였으며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의 귀한 증거들이 들어 있기도 한 『제시이야기』 속 주인공 제시가 2010년 9월 10일 세상을 떠났다. 양우조, 최선화 부부의 외손녀이자 제시의 딸로 ‘제시의 일기’를 정리했던 김현주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학교 교장을 지내며 한국 비하 발언과 역사 왜곡으로 논란이 됐던 일본 작가 가와시마 요코의 자전적 소설 『요코 이야기』(2005, 절판)를 바로잡기 위해 『제시이야기』를 미 교육국 공식 도서로 지정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요코 이야기』는 미국의 초, 중학교에서 역사교재로 채택되어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화한 역사적 배경 설명은 하지 않고 한국인을 가해자처럼 묘사하고 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이다. 미국 내 한국계 학부모들이 2006년부터 『요코 이야기』의 퇴출을 주장하기 시작했지만 미국 여러 주에서는 여전히 이 책이 학생들의 역사교재로 쓰이고 있다. 요컨대 『요코 이야기』가 사실을 왜곡했다면 『제시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나는 미국에서 교포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한 것도 외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한국인의 혼을 넣어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역사의 뒷모습으로 잘 보이지 않는 우리 조상들의 고단하지만 희망이 있었던, 다음 세대를 통해 희생했던 그 자랑스러운 삶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역사는 그 시간을 기억하는 다음 세대를 위해 존재한다. 그래픽노블 『제시이야기』가 소중한 것도 그 이유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록이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기록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 - 김현주(제시의 딸, 실리콘밸리 한국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