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게이징

김병호 · Poem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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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병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시집 제목 ‘슈게이징’은 신발(shoe) + 뚫어지게 보다(gaze)의 합성어로,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인디 록의 한 장르이다. 몽환적인 사운드 질감과 극도로 내밀하고 폐쇄적인 태도가 특징인데, 관객과 소통하려는 의지 없이, 죽어라 자기 발만 내려다보면서 연주하는 무대매너 때문에 붙은 장르명이다. 김병호 시인의 시는 인디 록 ‘슈게이징’과 닮아있다. 그의 시들은 인생의 불가피한 리듬과 속성을 고스란히 환기해 주는데, 사랑의 생성과 소멸의 무한 반복을 통해 어떤 생의 질서를 기록하는 시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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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1부 사랑을 용서해야 하는 마음을 아직 모릅니다 슈게이징 - 여름 감기 / 슈게이징 - 천천히 잊는 보람 / 슈게이징 - 스노글로브 / 슈게이징 - 벚나무는 보이지 않습니다 / 슈게이징 - 어제의 정성 / 슈게이징 – 그러다가도 / 슈게이징 - 골목 / 슈게이징 - 더 기다리면 안되나요 / 당신만 모르는 안부 / 겨우 하는 일 /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 나라서적 / 어쩌다 눈사람 / 눈사람 / 누구냐고 묻지도 못했다 / 아무렇게나 사랑이 2부 꽃이 지면 자꾸 신발이 닳는 것처럼 여름에 불과하지만 / 슈게이징 - 의자가 있는 밤 / 슈게이징 - 어쩌면 삼인칭 / 누가 괜찮아, 했을까 / 고양이가 비켜서지 않는다 / 자꾸 시작하는 봄은 어디쯤 닿아 있을까요 / 슈게이징 - 목가적 배웅 / 러키세븐 / 멀어서 따뜻한 小小 / 강릉 아니면 여수쯤 / 여름은 고요해졌다 / 멀리 가는 겨울 / 그런 일이 있었다 / 어떻게든 - 보어의 세계 / 평화에 가까운 일 - 보어의 세계 / 일요일, 아직은 겨울 - 보어의 세계 / 한밤의 정물화 - 보어의 세계 3부 거기, 누구 없어요? 슈게이징 - 공 좀 차주세요 / 마운트올리브의 아이스크림 가게 / 숲으로 행진 / 슈게이징 - 누가 그네를 달았을까요 / 슈게이징 - 다정한 술래 / 겨울방학 / 막차는 오지 않고 / 슬리퍼를 신고 스탠드에 앉아 / 겨울은 아니더라도 / 비가 그치면 / 문득이란 거짓말 / 혼자 돌아와야 하는 밤처럼 / 슈게이징 - 아무려나 / 막차를 놓치고 아홉 정류장을 걸어왔는데 / 오늘은 월요일 / 바닥에 닿는 기분 / 겨울이 비슷한 이유

Description

마음만 닿아도 멍이 들고 얼룩이 지는 마음 200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병호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슈게이징』이 출간되었다. 시집 제목 ‘슈게이징’은 신발(shoe) + 뚫어지게 보다(gaze)의 합성어로,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인디 록의 한 장르이다. 몽환적인 사운드 질감과 극도로 내밀하고 폐쇄적인 태도가 특징인데, 관객과 소통하려는 의지 없이, 죽어라 자기 발만 내려다보면서 연주하는 무대매너 때문에 붙은 장르명이다. 김병호 시인의 시는 인디 록 ‘슈게이징’과 닮아있다. 그의 시들은 인생의 불가피한 리듬과 속성을 고스란히 환기해 주는데, 사랑의 생성과 소멸의 무한 반복을 통해 어떤 생의 질서를 기록하는 시인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김병호 시인의 이전 시집들은 비교적 감성적이고 개성적 이미지로 세상과 삶에 대한 깊은 시선을 보여줬다.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삶의 위안을 찾으려는 시적 자세를 갖추고 있어 독자와의 깊은 공감과 성찰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컸다. 그리고 이번 『슈게이징』에서는 사랑의 본질과 그 안에서 감추어져 있는 감정에 대한 다양한 탐구에 집중한다. 사랑의 열정 대신 사랑이 지나간 자리의, 희미한 그늘과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통해 오히려 사랑의 깊이를 더 보여준다. 삶과 사랑의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 속에서 시인은 몽환적이고 내성적 감성으로 이뤄낸 독특한 흔적의 이미지들을 선사한다. 평범하지만 무관하지 않은 우리 삶의 풍경 속에서, 사랑의 불안과 고독 그리고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독특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낸다. 사랑의 불안과 고독 그러고도 남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록 김병호 시인은 사랑에 대한 독특한 감정 표현과 심리적 깊이를 추구하는 시인이다. 그는 이번 시집 『슈게이징』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의 복잡성을 추적하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이를 탐구한다. 그가 그려내는 사랑은 때때로 강렬하고 지독한 감정으로 나타나거나 예정된 운명과 같은 서늘함으로 표현되며, 때로는 큰 슬픔과 관련된 복잡한 감정을 동반한다. 사랑을 유난히도 지독한 마음의 일이라고 여기는 그의 시는, 사랑이 주는 아픔과 그로 인해 생기는 고독이 주요한 테마로 작용한다. 시인은 사랑의 경험을 일상적인 상황이나 자연의 요소와 결합하여 묘사하는데 능하다. 예를 들어, "마음만 닿아도 얼룩이 지고 멍이 드는 마음"이라는 구절은 사랑과 상처, 그리고 그에 따른 감정의 파장을 상징한다. 삶과 사랑에 얽혀 있는 감정을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 독자에게 시의 미학적 경지마저 선사한다. 사랑을 하면서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하는 불안과 고독에 대한 천착은 일상의 풍경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시인은 독자들이 쉽게 공감하며 자신의 지나온 사랑을 되돌아보는 마음의 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준다. 시인은 특히 이별 후의 정서를 강조하는데 사랑의 끝, 즉 이별이 가져오는 정서적 혼란과 그리움을 아름답게 서늘하게 노래한다. 사랑이 격렬할수록 일상의 고독과 불편, 이별의 아픔은 짙게 마련인데, 시인은 이를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동시에 사랑의 이면을 속에 얼룩처럼 남은 아름다움마저 고요하게 들여다보는 사랑의 자세마저 잃지 않는다. 시집 『슈게이징』이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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