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안에서 유영하기

김겨울 · Humanities
2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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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두 번째 책이다. 그가 고른 4편의 소설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본능이 가까운 이끌림으로 선택한 4편의 소설들은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내밀하게 풀어냈다. 작가는 이 책이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어 수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기를, 이 책이 독서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어 보다 풍요로운 독서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아우슈비츠 자기기만과 시스템 농담. 선생님 저 사주 볼 줄 모릅니다 두 번째 노트. 고독 고독의 세계, 《프랑켄슈타인》 메리 고드윈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창조하려는 이는 낙원을 잃을 것이니 농담 반 진담 반. 제가 뭘 알겠습니까 세 번째 노트. 시간 유한한 영원, 《백년의 고독》 마꼰도라는 신화 시간,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자여 시간 안에서 한없이 작아지기 농담 반 진담 반. 인문학과 과학 사이 네 번째 노트. 상상 한계의 상상, 《당신 인생의 이야기》 운명에 대해 상상하기 시간에 대해 상상하기 구원에 대해 상상하기 진담. 언어라는 살갗

Description

북튜버 <겨울서점>이 들려주는 인생 책 이야기 책은 읽은 이의 몸 구석구석에 남아 생명을 유지한다! 유튜브 <겨울서점> 채널에서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북튜버 김겨울의 두 번째 책이다. 그의 첫 책 《독서의 기쁨》이 책의 물성부터 시작하여 책을 고르는 법, 독서법, 독서환경, 읽었던 책에 이르기까지, 책을 사랑하는 이가 책을 만나 누리는 ‘독서의 기쁨’을 농담처럼, 연서처럼 풀어냈다면,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정말로 ‘책을 읽고 싶게’ 만들었다면, 이번 책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는 그가 고른 4편의 소설을 토대로 하여 깊고 진지하게 ‘책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본능이 가까운 이끌림으로 선택한 4편의 소설들은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다. 단순히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에서 가지를 뻗어 생각하고 느낀 것, 그와 관련한 다른 책이나 영화들에 대해서도 내밀하게 풀어냈다. 작가는 이 책이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어 수많은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기를, 이 책이 독서의 종착역이 아니라 시작점이 되어 보다 풍요로운 독서 경험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 네 권의 소설에서 뻗어 나간 긴 사유, 다른 이가 쓴 글은 내 삶의 어디에 자리 잡았는가 한때 가슴을 치며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도,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그 당시의 의미를 상실하지만, 의미를 상실한 후에도 책은 읽은 이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한다. 김겨울 작가는 이것이 책이 대를 이어 영원히 살아남는 방식이라 말한다. 작가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삶 어디엔가 자리를 잡아 생명을 유지하는 책, 이미 닳도록 읽어 더는 들춰보지 않지만 자기 삶의 방식이 된 책으로 4편의 소설을 꼽는다.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 4편의 소설을 진지하고 차분하게 감상한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 몸에 따른 ‘고독’을, 《백년의 고독》에서는 그 몸을 가지고 통과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운명》에서는 시간 안에서 만들어가야 하는 ‘운명’을,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는 운명을 탈출 혹은 변화시키는 ‘상상’을 키워드로 책에 대한 감상에서부터 새로운 가지를 뻗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첫 번째 독서 노트인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을 보자. 그는 소설의 주인공 죄르지의 운명을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다가 베토벤을 떠올린다. “죄르지와 베토벤이 운명을 두고 취한 태도는 정반대인 것처럼 보인다. 끌어안거나 싸우거나. 삶의 모든 단계를 인정하거나 끝까지 멱살을 잡고 흔들거나. 그러나 이 두 가지는 실은 같은 게 아닌가.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새로 주어지는 상황을 어떻게든 내 것으로 만들어보겠다는 태도는 둘 모두에게 있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이어지는 삶, 운명> 중에서 그러고는 인간에게 구원이란 있는지, 과연 사랑이 예술이 종교가 인간의 구원일지 의문을 품으며 ‘우연의 세계와 필연의 세계’로 들어간다. “완전한 단독자로 서서 마주하는 세상은 그 어떤 가능성도 실현할 수 있는 자유의 세계이자, 책임이 나에게로 수렴하는 책임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라고 울부짖어도 그것이 너에게 일어나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매정한 답변이 주어지는 우연의 세계에서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나 자신이다. 그러므로 죄르지는 이야기한다. 운명이 있다면 자유란 없고, 자유가 존재한다면 운명은 없으므로, ‘나 자신이 곧 운명’이라고.” – 첫 번째 노트. 운명 <우연의 세계, 필연의 세계> 중에서 《운명》의 주인공 죄르지가 끌려간 유대인 수용소 아우슈비츠와 나치의 유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조지 오웰의 《1984》와 다큐멘터리 영화 〈액트 오브 킬링〉, 그리고 아돌프 아이히만을 함께 돌아보면서 서로 다른 고통의 연대에 대해 성찰한다. “서로 다른 고통으로 연대한다. 인간에게 남은 선함이 있다면 이것이다. 완전히 다른 사례들에 무관심한 채로 그들을 뭉뚱그리거나, 알면서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나의 행복이 타인의 고통 위에 세워지지 않았는지 성찰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나에게 주어진 고통이 없다고 할지라도 타인이 고통받지 않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인간의 선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스템을 세우는 것. 공감이 결여된 사람마저 따라야 할 규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럴 때 차라리 인간이란 이런 걸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고, 그런 것을, 조금 믿어보고 싶다.” – 첫 번째 노트. 운명 <아우슈비츠> 중에서 이런 식으로 《프랑켄슈타인》을 이야기할 때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여성의 권리 옹호》와 여성의 삶에 대해서, 《백년의 고독》을 이야기할 때는 ‘시간이란 무엇인지’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대해 말한다. 또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이야기할 때는 인간의 한계들을 뛰어넘으려는 상상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한 권의 책에서 뻗어 나가 깊고 진지하게 확장되는 이 독서 노트를 통해, 독자는 하나의 생각이 어떻게 가지를 치고 다른 책으로 연결되는지, 책이 한 인간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사유의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여정을 통해 책을 읽고, 생각하고, 느끼고, 이야기하는 것이 ‘책의 축복’임을 깨닫고, 이 책에서 뻗어 보인 가지들에서 시작해 새로운 가지들을 뻗을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