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군을 찾아서

강상우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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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영화 <김군>의 강상우 감독의 저서. 영화 제작 기간인 5년여의 시간에서 책 출간 몇 달 전까지, 총 7년여에 걸쳐 이어진 103명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저자가 1980년 5월 광주를 회고담이 아닌 현재 시제로 다가가는 과정을 담았다. 사진 속 한 남자가 그를 기억하는 광주 사람들에게 ‘김군’이라 불리며 5.18기록관에 시민군으로 등장하고, 보수 논객과 우익 커뮤니티 구성원에게는 ‘제1광수’로 불리며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으로 여겨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관통하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하나의 역사 속에 존재하는 무수한 얼굴들과 그들의 말해지지 않았거나 기록되지 않은 비공식 서사들을 실증적으로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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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프롤로그 1부 한 장의 사진 2014년 목격 주장 대응 추적 2부 사진 분석 사진기자 페퍼포그 ‘800521 도청 앞 거리’ 10번 트럭 3부 생존자들 구술 페퍼포그에 탄 사람들 트럭의 궤적 첫 번째 ‘김군’ 후보 4부 넝마주이 원지교 자활근로대 무등갱생원 이름들 5부 5월 24일 제보 두 번째 ‘김군’ 후보 동료 송암동 2017년 증언 에필로그 엔딩크레딧

Description

PALETTE ‘팔레트’(palette) 시리즈는 예술가의 창작이 세계를 향해 ‘전에 없던’ 이야기를 건네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화가 또는 예술가가 즐겨 쓰는 색이나 기법, 색조를 눈으로 확인하거나 새로운 색을 만들 때 쓰는 회화 도구, 물품을 옮기기 위해 받치는 운반대를 의미하는 ‘팔레트’처럼, 예술가가 세계의 진실을 직시하고 상상한 세계에 다가가기 위해 쌓아올린 기발한 사유와 아름다운 실천을 책으로 옮깁니다.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시각이 만들어 낸, 기적 같은 다큐멘터리” — 이화정 영화저널리스트 “역사의 시간을 현재의 절박한 시선으로 살아 내려는 시도” — 홍은미 영화평론가 “5・18 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사진 한 장으로 역사의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경이로움” — 허남웅 영화평론가 “5·18을 기억하는 새로운 전범이 나타났다” — 정시우 영화저널리스트 “‘김군’의 발원지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마주하게 된 ‘김군들’의 바다” — 이동진 영화평론가 “아직까지 도달하지 못한 1980년의 ‘진실’이 있다는 것” — 정용인 《주간경향》기자 “한국 다큐멘터리의 전환점” — 김봉석 영화평론가 2014년 봄에서 2020년 봄까지… 7년여의 시간, 103명의 시민군, 목격자, 연구자, 활동가와 나눈 200회 이상의 인터뷰 광주 시민들을 탐문하며 던진 n개의 질문들 14킬로픽셀(14K) 해상도의 사진을 통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 연구자들조차 정설로 믿는 루머들을 생존한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확인 영화에는 다 담지 못한, ‘실증적’으로 찾은 1980년의 ‘진실’ 1980년을 경험하지 못한 1983년생 저자가 현재 시제로 다가간 1980년 5월 광주를 ‘증명’하는 ‘김군들’의 역사 다큐멘터리영화 <김군>의 강상우 감독이 쓴 책. 영화의 스크립트 자료나 제작 노트를 그대로 수록한 책이 아니다. 영화 제작 기간인 5년여의 시간에서 책 출간 몇 달 전까지, 총 7년여에 걸쳐 이어진 103명의 인터뷰, 광주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횟수를 헤아릴 수 없는 탐문 내용을 바탕으로,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저자가 1980년 5월 광주를 회고담이 아닌 현재 시제로 다가가는 치열한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사진 속 한 남자가 그를 기억하는 광주 사람들에게는 ‘김군’이라 불리며 5・18기록관 전시의 벽면을 장식하고, 보수 논객과 우익 커뮤니티 구성원에게는 ‘제1광수’로 불리며 광주항쟁을 주도한 북한특수군으로 몰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관통하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하나의 엄연한 역사 속에 존재하는,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이름들과 그들의 말해지지 않은 진짜 목소리들, 기록되지 않거나 삭제된 비공식 서사들을 ‘실증적’으로 쫓는다. 두 가지 본편 영화(영화제/극장 개봉)에는 포함되지 않은 미공개 자료, 연구자들조차 정설로 믿는 소문의 당사자들을 만나 직접 확인한 ‘진실’들, 사진의 촬영 장소와 시간대별 거리 정보, 그날의 날씨, 촬영 순간의 정황까지를 반영한, 14킬로픽셀(14K) 사진을 통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풍부한 도판 자료가 독자의 흥미를 일으킨다. 단언컨대, 사진 책으로도 손색없고 , 5・18 연구서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사진이 드러내거나 감추는 것 “우리는 그것이 진실인지를 늘 의심한다” 이미지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진실’을 판별할 수 있을까? 1/ ‘5・18 민주화운동’ 서사에서 밀려난 ‘무장 시민군’ ‘김군’으로 대표되는 무장 시민군의 이미지는 피해자나 무고한 희생자라고 여기기에 적절치 않은 인상을 품고 있다. “사진이 촬영된 맥락을 알지 못한 채 프레임에 담긴 이미지만을 바라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모와 군복처럼 보이는 의상을 착용하고 총을 든 김군을 군인으로 생각할 것이다. (…) 설사 5・18기록관 2층 전시장이라는 공간적 맥락에서 이 이미지를 접한다 하더라도, 5・18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없는 관람자들은 ‘시민군’이라는 설명을 듣고 ‘정부군’에 맞서 동등한 위치에서 결투를 벌였던 무장 군인을 상상할 수 있으며, 5・18을 ‘반란’ 내지는 ‘내전’으로 생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33~34쪽). 저자는 뒤로 밀려나 있던 무장 시민군의 이미지가 30여 년 만에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 지만원 측의 북한군 개입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만원 측 주장이 “미국 CIA와 이스라엘 모사드 수준의 영상 분석팀”이 만든 영상 분석 기술로 포장되어, 5・18 북한군 개입설을 공유하는 수용자에게 과학적 분석에 근거한 팩트(fact)로 소비되는 것을 보면서, “‘5・18 민주화운동’ 서사에서 밀려난 무장 시민군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흥미로운 픽션”이라고 느낀다. 진영을 불문하고 대표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김군’의 이 사진이, “1980년 5월의 광주를 회고담이 아닌, 현재 시제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문득 5・18기록관이 ‘총을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조명하는 섹션에 김군의 사진을 선택한 것과, 지 씨가 김군을 광주에서 ‘600명의 북한특수군’을 주도했던 ‘제1광수’로 지목했다는 사실이, 어쩌면 그의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이라는, 동일한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사진 속 남자의 모습은 당시 광주에서 촬영된 무장 시민군에게 흔히 보이는 눈빛과 복장, 무장 상태가 아니다. 광주 사건을 연구하고 이미지 자료들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반에 공개된 5・18 시민군 사진 가운데 김군처럼 복장과 무장 상태, 표정에 이르기까지 시각적인 강렬함을 주는 시민군을 보지 못했다. 김군이 5・18 항쟁의 유일무이한 비주얼 아이콘으로 대두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사람이라는 데는, 진영을 불문하고 모두가 동의하는 것처럼 보였다.”(34쪽) “1980년 5월 촬영된 한 청년의 이미지가 30여 년 뒤인 현재, 상반된 기억과 주장을 체현하는 논쟁의 한복판에 소환된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쩌면 이 사진이 우리가 1980년 5월의 광주를 회고담이 아닌, 현재 시제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 씨의 비합리적인 주장과 관련해서는 여러 언론 매체가 일일이 사실을 확인하고 반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다만 나는 김군이 왜 총을 들었고, 사진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알려졌음에도 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지 알고 싶었다. 그와 행적이 교차한 생존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기억을 따라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오답’이 분명한 지만원 씨의 ‘광수’ 세계관은 물론이거니와, 하나의 정답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주입돼 온 ‘민주화운동’ 서사와는 또 다른, 현재의 공기에서 살아 숨 쉬는 기억들과 관계들의 망을 포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35~36쪽) 2/유일하게 ‘M1918 BAR을 소지한’, 동료 시민군의 부러움을 산 시민군 이창성 기자가 제공한 14K 해상도의 필름 스캔 데이터, 총 2398장의 사진을 통해 김군과 김군을 기억하는 사람을 찾기 시작한 저자는 김군이 머리에 맸다가 얼굴을 가리기도 하고 허리춤에 매보기도 했던 수건의 문구라든지, 김군이 소지했던 총이나 탄띠 등을 살피기도 하고, 그가 탔던 페퍼포그차나 트럭의 궤적을 쫓기도 한다. 또 같은 시간대에 다른 앵글로 촬영한 다른 기자들의 사진과 비교 분석하면서, 사진 후경에 희미하게 나오는 시계탑의 시각이나 목재 발판의 설치 유무, 그날의 날씨와 사진 속 그림자, 사진기자의 기억과 필름 롤의 앞뒤 순서를 맞춰 가며 김군의 행적을 정리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5·18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