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생거 사원

Jane Austen · Novel
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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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3권. 셰익스피어에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꼽힌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 오스틴이 이십 대에 탈고한 첫 장편 소설로, 당시에 유행하던 로맨스 소설의 수동적인 여주인공이 아닌 솔직하고 당찬 '캐서린'의 시선을 통해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감정을 녹여 냈다. 또한 소설 장르가 경시되는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한 주체의 성장과 소설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했던 작가로서의 자의식과 이후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로 이어지는 여성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엿볼 수 있는 주요한 작품이다.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캐서린'은 유복한 시골 목사의 딸로 태어나 많은 형제자매 사이에서 선머슴처럼 성장했다. 청개구리 같은 성격, 드센 이목구비, 지극히 평범한 지적 능력까지. 당시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미덕으로부터 거리가 먼 '캐서린'은 이제 막 드레스와 옷감에 관심을 보이는 평범한 소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앨런 부부의 초대로 유명 휴양지인 바스를 방문하게 되고, 무도회장에서 만난 틸니 씨에게 첫눈에 호감을 느낀다. 난생처음 나고 자란 동네를 벗어난 캐서린은 사교계의 복잡한 규칙과 아리송한 상대방의 마음에 애를 태우지만, 풋풋하고 당돌한 매력으로 무장한 채 위태로운 짝사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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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7 제2부 165 작품 해설 336 작가 연보 345

Description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한 소설의 여주인공이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에게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대체 누구에게서 보호와 존경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제인 오스틴이 이십 대에 탈고한 첫 소설이자 이후 탄생할 여성 주인공들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작품 셰익스피어에 이어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로 꼽힌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3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오스틴이 이십 대에 탈고한 첫 장편 소설로, 당시에 유행하던 로맨스 소설의 수동적인 여주인공이 아닌 솔직하고 당찬 ‘캐서린’의 시선을 통해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감정을 녹여 냈다. 또한 소설 장르가 경시되는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한 주체의 성장과 소설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했던 작가로서의 자의식과 이후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로 이어지는 여성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엿볼 수 있는 주요한 작품이다. ■ 지금까지 없던 ‘여주인공’의 탄생 어릴 적의 캐서린 몰런드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타고난 여주인공감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본문에서 올해 열일곱 살이 된 ‘캐서린’은 유복한 시골 목사의 딸로 태어나 많은 형제자매 사이에서 선머슴처럼 성장했다. 청개구리 같은 성격, 드센 이목구비, 지극히 평범한 지적 능력까지. 당시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미덕으로부터 거리가 먼 ‘캐서린’은 이제 막 드레스와 옷감에 관심을 보이는 평범한 소녀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 앨런 부부의 초대로 유명 휴양지인 바스를 방문하게 되고, 무도회장에서 만난 틸니 씨에게 첫눈에 호감을 느낀다. 난생처음 나고 자란 동네를 벗어난 캐서린은 사교계의 복잡한 규칙과 아리송한 상대방의 마음에 애를 태우지만, 풋풋하고 당돌한 매력으로 무장한 채 위태로운 짝사랑을 시작한다. ■ 로맨스 서사의 진부한 법칙을 비틀다 “춤이나 결혼이나 선택권은 남자에게 있고, 여자에겐 거절권만 있어요.” ―본문에서 무도회장에서 만난 ‘캐서린’과 틸니 씨는 결혼과 사랑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다. 남자 쪽이 사랑을 명백히 선언하기 전까지는, 어떤 여자도 먼저 사랑에 빠질 권리가 없는 것이 시대의 상식이자 사교계의 법칙. 그러나 틸니 씨에게 반한 ‘캐서린’은 이를 부인하기는커녕 그의 여동생에게까지 애정의 범주를 넓히며 순수한 호감을 표현한다. 남매 중 오빠에겐 사랑을, 여동생에겐 우정을 품게 된 ‘캐서린’, 그녀는 고향에서 바스로, 바스에서 다시 노생거 사원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통해 로맨스 서사의 진부한 법칙들을 하나씩 바꿔 나간다. ■ 소설과 함께 성장하는 모든 ‘소녀들’의 이야기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한 소설의 여주인공이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에게 후원을 받지 못한다면 대체 누구에게서 보호와 존경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다. 상상력의 범람이니 하며 비난하는 일은 평론가들의 한가한 일거리로 남겨 두자. (중략) 우리끼리는 서로를 저버리지 말자. ―본문에서 작품 군데군데에서 ‘캐서린’은 소설 장르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내는데, 이는 당시 문학 작품에서 흔치 않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소설을 읽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고, 기껏해야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소설치고는 좋네요.” 하고 폄하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앤 래드클리프나 프랜시스 버니 역시 각각 고딕 소설과 가정 소설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여성 작가이지만 주류 평론가들에 의해 저평가되곤 했다. 한편 이와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주인공 캐서린이 ‘애서가’라는 설정과 소설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회 생활을 경험해 가는 과정은, 소설이야말로 세계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 주고 한 주체의 진정한 성장을 돕는다는 작가의 생각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