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의 여름

이윤희
488p
Rate
섬세한 묘사와 세련된 그림체가 빛나는 이윤희 작가의 장편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이 출간되었다. 1998년 여름을 배경으로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 김해원의 학교생활과 심리를 서정적으로 담았다. 단짝 친구, 교환 일기, 짝 바꾸기, 그림 전시회, 피구 게임, 우유 급식 등 학교에서 겪는 에피소드가 현실감 있게 펼쳐진다. 마음의 끌림, 떨림, 엇갈림 등 좋아하는 마음의 결을 다정하게 담아내어 지금의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Author/Translator

Table of Contents

1화 ~ 28화 마지막 화 에필로그 산호의 여름 작가의 말

Description

좋아하는 마음은 어떤 걸까요? 열세 살의 우리에게 보내는 풋풋하고 아릿한 사랑의 인사 초등학교 6학년, 열세 살 해원이와 친구들의 일상과 심리를 서정적으로 담아낸 이윤희 작가의 장편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이 출간되었다. 1998년 여름부터 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에 이르기까지 교환 일기, 짝 바꾸기, 그림 전시회, 피구 게임, 우유 급식 등 학교에서 겪는 사소하지만 다양한 일과 빈집, 학원, 비디오 대여점 등 학교 밖에서 겪는 여러 사건 들이 주인공 해원이의 일상을 촘촘히 채우며 실감 있게 펼쳐진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화면 연출, 담백한 펜 선과 매력적인 색감을 통해 설렘, 기쁨, 떨림 등 ‘좋아하는 마음’을 다정하게 그린다. 지금의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그 여름, 아릿한 첫사랑과 빛나는 우정! 이윤희 장편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은 10대 소녀, 소년들의 깊고 섬세한 정서를 담백하면서도 포근한 그림체와 돋보이는 연출력으로 밀도 있게 그려 낸 작품이다. 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에 동명으로 연재되었던 작품을 수정, 보완하여 한 권의 단행본으로 펴냈다. 시원한 바다처럼 푸른 여름에 시작되어 가을을 지나 겨울을 맞기까지 열세 살 김해원과 친구들이 울고 웃으며 겪어 내는 일들이 켜켜이 쌓이며 공감을 자아낸다. 마음을 담은 쪽지를 좋아하는 친구의 책상 서랍에 몰래 넣어 놓고, 단짝 친구와 교환 일기를 주고받고, 하굣길에 떡볶이를 사 먹고, 우유에 초코 가루를 타 마시는 등 소소하면서도 비밀스러운 초등학생의 일상이 생생히 담겼다. 교실 바닥에 왁스 칠을 하고, 집에 가는 길에 비디오 대여점에 들르거나 신나게 방방을 타는 등 작품 속에 묘사된 1990년대 풍경은 특별히 성인 독자에게 학창 시절의 추억을 선물한다. 열세 살을 겪었거나 앞으로 열세 살을 거쳐 갈 모든 이에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아릿하고 설레는 감정과 무엇보다 값진 우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따스한 작품이다. 열세 살의 마음결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이야기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 『열세 살의 여름』은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열세 살 해원이와 산호의 마음을 찬찬히 그린다. 1998년 여름 방학, 해원이는 가족과 함께 놀러 간 바닷가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 산호를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바람에 날아간 해원이의 모자를 산호가 찾아 준 사건 이후로 이 둘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키워 간다. 여기에 해원이를 짝사랑하는 반장 백우진, 우진이를 좋아하는 정려희 등 주변 인물의 엇갈리는 마음이 뒤섞이며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윤희 작가는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을 통해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 보여 준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응!” 하고 씩씩하게 답하는 해원이, 머리에 축구공을 맞은 해원이에게 밴드를 건네는 산호, 해원이의 작은 칭찬에도 금세 얼굴이 붉어지는 우진이, 우진이에게 정성껏 만든 목도리를 선물하며 미소 짓는 려희 등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열세 살 아이들의 풋풋한 면면이 사랑스럽다. 꾹꾹 눌러쓴 손 편지처럼 서툴지만 진솔하게 각자의 마음을 고백하는 아이들을 보다 보면 어느새 이들에게 우리 자신을 투영하며 힘껏 응원하게 될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고자 하는 마음 이 작품은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우진이와 려희의 짝사랑을 섬세하게 담는다. 우진이의 마음이 담긴 편지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해원이에게 전해지지 못하고, 려희의 마음은 우진이에게 잘 가닿지 못한다. 그래도 우진이는 해원이가 좋아하는 일을 조심스럽게 응원하고 려희는 직접 만든 푸른 목도리를 우진이에게 건네면서 떨리는 마음을 전한다. 『열세 살의 여름』은 당장 상대방이 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을 애틋하게 그린다. 또한, 좋아하는 무언가를 끈기 있게 하고자 하는 마음도 다룬다. 해원이는 피아노를 처음 보았을 때 맡았던 따뜻한 나무 냄새를 기억할 정도로 피아노를 좋아한다. 하지만 피아노 학원 선생님은 예술중학교 입시반 이야기를 꺼내고, 엄마는 해원이가 피아노를 그만두고 종합 학원에 다니길 바란다. 그저 재미있고 좋으니까 피아노를 계속 연주하고 싶을 뿐인데 해원이를 둘러싼 상황은 점점 어려워진다. 아빠는 실직하고 IMF 사태를 겪으며 엄마도 일터에 나간다. ‘예술 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힘들다는 차가운 목소리만 들려온다. 해원이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가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피아노 연주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학원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위해 해원이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선곡하고 연습하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인다. 『열세 살의 여름』에는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길 응원하는 작가의 진심이 듬뿍 담겼다. *우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해원이는 자신과 우진이 사이를 질투하는 려희로 인해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억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한테만 얘기할 수 있는 일기장을 채우며 마음의 중심을 세워 간다. 해원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해원이가 이유 없이 괴롭힘을 당할 때면 당차게 조언해 주는 단짝 친구 진아와의 우정도 큰 힘이 되어 준다. 한층 단단하게 자란 마음은 중학교 입학을 앞둔 어느 날 해원이가 진아에게 건넨 교환 일기의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 “네가 인연이란 말 했을 때 난 그게 뭔 말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 좀 알 거 같아. 네가 예전에 준 물고기랑 새 기억나? 물고기는 물에 살고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난 걔네 둘이 친구처럼 보였어. 그러니까 나는 네가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463면) 이야기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해원이의 순수한 마음과 해원이에게 도착한 산호의 다정한 편지로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된다. 방방을 타듯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들을 다채롭게 다루는 만화 『열세 살의 여름』은 ‘가끔 어린 시절에 겪은 일과 비슷한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열세 살, 그때의 마음을 상기하며 용기를 얻곤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시절의 마음을 기억하고자 하는 모두에게 다정한 선물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