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미스터리, 니콜라 부르바키

아미르 D. 악젤 · Humanities
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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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학문과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은 천재 수학자 부르바키 이야기. 현대 수학자들 가운데 부르바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의 이론은 구조주의 같은 인문사회과학의 사상운동은 물론이고 '울리포'를 비롯한 현대 예술의 실험에도 큰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의 위대한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는 허구로 창조된 유령이었다. 사실 '니콜라 부르바키'는 개인의 이름이 아닌 철학자 시몬 베유의 오빠이기도 한 앙드레 베유, 직관력과 지성이 아인슈타인에 비견되던 알렉상드르 그로텐디크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대표적인 수학자들이 모여 만든 저자 집단의 이름이다. 저자 아미르 D. 악젤은 부르바키의 수학자들, 특히 앙드레 베유가 '구조'라는 개념의 수학적 기초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인문사회과학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보여준다. 수학자들의 치기 섞인 장난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부르바키라는 인물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저자의 죽음'이라는 관념의 선취이기도 하다. 부르바키라는 위대한 천재 수학자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 속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화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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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학문과 예술, 세상과 시대정신을 지배한 20세기 최고의 미스터리 수학자” 수학과 세상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니콜라 부르바키, 그는 누구인가? 기획 의도 구조주의를 탄생시킨 20세기 수학 혁명의 파노라마 “이 책은 현대 수학의 역사에 관한 보고이자 구조주의 운동 역사에 대한 충실한 기술이다. 그동안 구조주의에 대한 연구는 언어학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거기에 수학이라는 또 하나의 기둥이 있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레비-스트로스의 예가 보여주듯이 구조주의 운동은 언어학이 발견한 구조의 개념을 수학으로 형식화하여 다른 분과 학문에 적용시킨 하이브리드 전략의 선물이었다. 나아가 그 전략은 학문의 영역을 넘어 현대의 예술과 문학에까지 확장되었다. 그렇게 풍부한 결과를 낳은 위대한 정신적 창조의 바탕에 수학이 깔려 있었음을, 저자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_ 진중권(비평가 / 동양대학교 교수) 부르바키는 어떻게 20세기를 지배하는가 20세기 학문과 예술에 영감을 불어넣은 천재 수학자 부르바키 이야기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사조가 있다. 사람들은 이 사조를 ‘포스트모던’이라는 부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가 하면 그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은 ‘포스트구조주의’라고 부르기도 했다. 뭐라고 부르든 이 사조가 그에 앞서 일어났던 ‘구조주의’ 운동의 필연적 귀결이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구조주의에 대한 거부이자 연장이었다. 그런데 20세기 후반의 정신세계를 각인한 구조주의 운동이 실은 한 사람의 천재 수학자와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 폴데비아 과학아카데미 소속으로 1930년대 세계무대에 등장해 수학에 엄밀성을 도입하고 수학적 증명에 관한 현대적 관념을 창안하여 현대 수학의 기초를 놓은 천재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 현대 수학자들 가운데 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의 영향력이 수학의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의 이론은 구조주의 같은 인문사회과학의 사상운동은 물론이고 ‘울리포’를 비롯한 현대 예술의 실험에도 큰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이 위대한 수학자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의 인물이라면? 가상의 수학자 20세기의 위대한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는 허구로 창조된 유령이었다. 그의 조국 폴데비아 역시 실재하지 않은 가상의 나라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실존 인물과 똑같이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 논문을 발표하고 딸을 비롯해 가족, 친척은 물론 세례명, 그 밖의 다른 개인 이력들도 갖추고 있었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사실 ‘니콜라 부르바키’는 개인의 이름이 아닌 철학자 시몬 베유의 오빠이기도 한 앙드레 베유, 직관력과 지성이 아인슈타인에 비견되던 알렉상드르 그로텐디크를 비롯하여 프랑스의 대표적인 수학자들이 모여 만든 저자 집단의 이름이다. 부르바키와 구조주의의 탄생 1950년대 프랑스 지성계는 ‘3H’로 불리는 헤겔의 관념론, 후설의 현상학, 하이데거의 실천철학으로 대변되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아미드 D. 악젤이 전후 프랑스 철학을 지배하던 사조로 든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 역시 이 세 흐름, 특히 하이데거의 연장선 위에 서 있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가 쓴 《친족의 기본 구조》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이 책에서 그가 채택한 방법론은 곧바로 거의 모든 정신 영역에 받아들여져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사상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당시 벌어진 패러다임의 전환을 푸코라면 아마도 ‘역사주의적 에피스테메에서 구조주의적 에피스테메로의 전회’라고 불렀을 것이다. 이 전회는 주로 소쉬르, 야콥슨, 트루베츠코이 같은 언어학자들의 영향으로 이우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을 뿐, 부르바키의 수학이 발휘한 결정적 역할에 대해서는 아는 이가 거의 없다. 아미르 D. 악젤은 부르바키의 수학자들, 특히 앙드레 베유가 ‘구조’라는 개념의 수학적 기초를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인문사회과학에 기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보여준다. 부르바키라는 우아한 지적 농담 수학자들의 치기 섞인 장난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부르바키라는 인물은 롤랑 바르트가 말한 ‘저자의 죽음’이라는 관념의 선취이기도 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구조주의는 요소보다는 구조, 개인보다는 체계의 우위를 주장한다. 그런 점에서 수학의 발전에서 중요한 것은 개별 수학자의 능력이 아닌 여러 수학자의 협업 구조인지도 모른다. 부르바키 수학자들은 부르바키의 이름으로 발표될 논문의 내용을 치열한 논쟁을 거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그런 점에서 부르바키라는 가상 인물은 그저 재미있는 조크가 아닌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본 학문의 이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수학 미스터리, 니콜라 부르바키》는 부르바키라는 위대한 천재 수학자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 속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화를 담고 있다. 15개국에 번역 출판된 《쉽게 읽는 페르마의 정리》를 비롯해, 난해한 수학 원리나 과학적 개념을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풀어내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저자 특유의 문체가 이 책에도 고스란히 살아, 마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재미다. 또한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옮긴이의 꼼꼼한 번역 솜씨가 더해져 독자들은 재미있지만 어려웠던 양질의 번역 교양서를 좀더 편안하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추천사 잘 안 쓰기로 유명한 진중권 교수가 이 책의 추천 서문을 쓴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