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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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적이고 강렬한 신인의 탄생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원고를 온갖 곳에 들고 다니며 읽었다.” -백민석(소설가)- 탁월한 재미와 흡인력으로 무장한 신인 작가 배준의 첫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제1회 자음과모음 경장편소설상 수상작이다. 선정 당시 심사위원(황광수, 백민석, 배상민, 박권일)으로부터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으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심사자인 백민석 소설가는 “공모전 심사를 하며 이처럼 즐겁기는 어렵다. 나는 『시트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원고를 온갖 곳에 들고 다니며 읽었다”라며 무엇보다 흡입력 있는 이 소설의 진가를 높이 평가했다. “기다리던 돌연변이(박권일)” “시대에 대한 전망과 밀착한 흡입력(배상민)”이라는 찬사도 따라붙었다. 『시트콤』은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를 다시금 상기해줄 소설이다. 작가의 말에서 드러냈듯, “지루하고 재미없는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는 배준 작가는 소설에 대해서만은 이렇게 말한다. “따분한 건 질색이다.” 또한 이 소설은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이어나갈 시리즈인 ‘새소설’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새소설’은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참신하고 첨예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 소설 시리즈다. 독자가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젊고 새로운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동영상으로 재생되는 듯한 문장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장면과 대화 살벌하고 황당무계하고 코믹한 아수라장 소설 『시트콤』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과 선생, 학부모 등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촌극이다. 엉뚱·황당·발랄한 상황이 인물들 사이에서 돌발적이고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그 장면은 언뜻 TV 드라마를 보는 듯하지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는 데에 특이점이 있다. 작가의 문장은 마치 동영상으로 재생되는 듯하다. 장면은 비약적으로 뒤틀리고 과장된다. 엎치락뒤치락, 동시다발적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왁자그르르한 에피소드는 둥그런 띠처럼 정교한 구조를 이루며 이어진다. 소설은 총 6장. 주인공인 고등학생 이연아가 가출을 감행하면서 일이 벌어진다. 각 장마다 상담실, 학원가, 모텔, 학교 뒷산이라는 공간에서 등장인물인 웅, 혁, 민준, 다정, 물리 선생, 변태 등이 출몰하며 기묘한 상황 속에서 저마다 수상한 행동을 취한다. 그리고 그 행동은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각 장의 서사는 작가 특유의 코믹한 장면 연출과 속도감 있는 대화로 빛을 발한다. 대화 소설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특유의 짧게 치고 빠지는 인물 간 대화를 읽으며 독자들은 책에서 쉬이 눈을 떼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를 왜 그만두겠다는 건데?” 물리 선생님이 물었다. “이렇게 살기 싫어서요.” “이렇게가 어떤 건데?” 연아는 무심코 엄마를 거론하려다가, 돌려서 말했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만 사는 거요.” “청춘 드라마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228쪽) 지금 여기 대한민국의 살풍경 행동과 갈등으로만 드러나는 세계 소설 『시트콤』은 이 시대 대한민국의 세태를 노골적이고 극단적으로 그려낸다. 하지만 평하거나 일갈하지 않고 다만 인물의 행동을 통해 현재 한국에 사는 학생과 선생과 학부모의 삶을 드러낸다. 여기서 방점은 인물의 행동과 대화에 찍힌다. 인물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인물은 행동하고 대화할 뿐이다. 생각하기 전에 움직인다. 툭툭 단발적으로 대화하고 행동하면서 갈등하고 대립하며 파국을 향해 점점 치닫는다. “다들 더워서 그래…….” 연아의 담임 선생이 딱히 누구에게랄 것 없이 모두를 향해 말했다. 다들 자리에 앉지 못하고 어중간하게 서 있었다. (226쪽) 마치 다들 더워서 그런 것처럼. 더워서, 더위가 불러일으킨 불쾌감이 이 파국과 아수라장의 원인이라는 듯이. 여기 이상하게 장난 같은 현실 세계가 펼쳐진다. 행동만이 먼저 일어나 이윽고 다른 행동을 촉발하는 세계, 갈등하며 막나가는 세계, 그렇게 기묘하게 뒤틀려서 궁지에 몰리는 세계,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세계……. 작가 배준이 그린 이 풍속도는 읽는 사람을 매혹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