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 현대수필 1

큰글 편집부 and 6 others
23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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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강경애 11 조선 여성들의 밟을 길 16 간도를 등지면서, 간도야 잘 있거라 34 커다란 문제 하나 37 여름밤 농촌의 풍경 점점 45 이역의 달밤 49 간도의 봄 54 나의 유년시절 59 원고 첫 낭독 61 표모의 마음 66 간도 69 어촌점묘 90 고향의 창공 96 봄을 맞는 우리 집 창문 102 불타산 C군에게 106 기억에 남은 몽금포 110 자서소전 113 약수 118 내가 좋아하는 솔 김남천 127 냉면 133 효석과 나 김동인 141 대동강 146 별 150 영혼―여자 운동을 봄 김상용 159 한순온화 김영랑 169 감나무에 단풍 드는 전남의 9월 김영팔 183 문예광 시대 186 직공생활 10년의 감상 일부분 194 통쾌할는지도 모르는 이야기 197 신춘잡필 206 JODK 방송실의 풍경 209 신춘만필 216 무제수필 225 노상 스케취―하나, 둘

Description

나와 같은 공간, 다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 그들이 울고 웃고 견디고 간직한 삶을 통해 현재 우리의 인생을 돌아본다. 큰글자책이 필요한 모든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큰글 현대수필》은 1910~1950년대 우리나라 민중들의 삶과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당시의 지식인들은 신문물의 영향으로 신식교육을 받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국내의 현실과의 괴리감으로 고통스러워한다. 또한 일본의 침략으로 인한 일제강점의 시기를 지나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그 시대의 사람들은 억압과 핍박, 때로는 가식과 복종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시대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글로 남겨, 허구를 글과는 다른 사실성과 현실감으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또한 그들이 보고 들은 것을 마치 우리의 눈앞에 펼쳐놓는 듯한 필체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무엇이든 급속히 진행되는 현대사회에서 잠시 멈춰, 지금 내가 있는 공간에 살던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담백하지만 인상적인, 강렬하지만 가슴 저미는 그들의 이야기로 인해, 잊고 있던 인생의 중요한 가치들을 발견할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아무 일도 아닌 듯. 너무 평화로워 더 아프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 1910~1950년대는 개화와 일제강점, 그리고 한국전쟁까지 겪은 우리 민족 최대의 암흑기이자 변화의 시대였다. 특히 일본의 식민지배 시절은 어린 아이들도 자기 마음대로 웃거나 떠들지 못했던 칠흑같이 어두운 시대이지만 이 당시의 지식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일상에서 겪은 소소한 일들, 외국을 여행한 소감 등을 소재로 글을 발표한다. 자신이 예전과 다름없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일들을 이야기하기만 현대의 독자들은 알고 있다. 저자가 이때 걸었던 길, 만났던 사람, 무심코 지나친 나무도 이미 예전과 너무도 다른 배경에 자리했었다는 사실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결코 말할 수 없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 엮은 글 중 독립을 부르짖고 애타하는 글들만큼, 평화롭고 온화한 일화들도 독자의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한복입고 중절모 쓴 신사와 양장하고 꽃가마 타는 신여성. 세계 열강에 의해 개화가 이루어지면서 남성 위주의 교육에서, 여성들도 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었다. 많은 지식인들이 외국 유학과 서적을 통해 신지식을 알게 되었고 서구식 문화를 접했다. 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와 인식은 절대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 법. 오랜 세월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가 깊이 뿌리박혀 있던 한국에서 신여성은 결코 환영받지 못했다. 배우지 못한 여성의 선망의 대상은 될지 모르나, 자신이 배워온 지식을 사용할 곳도 알아줄 사람도 없었다. 전통의 악습을 거부하고 과거에는 없던 당당한 여성으로서 살기 원한 여성들은 함께 신지식을 배운 남성들에게조차 사회의 골칫덩이로 취급받기도 했다. 그렇게 타국보다 더 낯선 고국에서 머리로는 신지식을 배웠지만 몸은 여전히 전통적 가부장제에 젖어있는 남성들과 함께 살기 위해 그녀들이 선택할 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 당시 여성작가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들은 그들뿐만 아니라 동시대를 살았던 여성들, 그리고 현대의 여성들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여자’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이끌고 가야하는지, 그것을 위해 우리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보게 된다. 나의 목소리를 높여 우리 안에 깊숙이 파고드는 고통과 어둠을 끊어내라 침묵을 강요하며 우리 민족을 손아귀에 틀어쥐고 흔들던 일제강점기. 하지만 나라를 되찾겠다는 민중의 목소리는 홍수에 둑이 터지듯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제의 불법점거를 고발하며 대한독립의 당위성을 외치는 당시 지식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면 작품을 읽는 내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렵다.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할 수 없던 때에 주저하지 않고 민중을 향해 외치던 그들의 작품을 대할 때면 왠지 귓가에 그들의 함성이 울리는 듯하다. 무엇이 그들의 목소리를 높이게 했는가. 지식인이라 일컫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현재에도 만약 우리나라에 그런 아픔이 찾아온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어둠을 뚫고 외칠 수 있을까. 나라의 독립과 갈라져버린 대한민국에 대한 비통과 비판, 그리고 교훈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의 소중함과 절대 반복하지 말아야 할 역사의 모습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