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사의 길을 가다

서인범 · History
5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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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록>은 대중외교길에 오른 조선 사신들의 기행문이다. 이 책은 <연행록>의 전문가 서인범이 철저한 사료 검증과 현지답사를 통해 조선 사신들이 걸었던 길을 직접 밟아가며 조선시대 대중외교의 본질과 지혜를 문학적 문체로 유려하게 서술한 역사답사기다. 서인범은 조선의 외교가 지나치게 명분에 휘둘린 점도 있지만 단지 사대에 그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했음을 밝혀낸다. 서인범은 여행 전 600여 종에 이르는 <연행록> 검토뿐만 아니라 더욱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 촬영에도 공을 들였다. 중국국가박물관 등에서 국내에선 보기 힘든 그림 자료를 찾아내기도 하였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2013년 7월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서인범은 압록강에서부터 산해관을 거쳐 북경과 승덕에 이르기까지 조선 사신들이 걸었던 총 길이 2,000킬로미터의 '사행길'을 22박 23일의 일정으로 도보, 고철 덩어리 버스, 배, 택시, 기차 등을 이용해 답사했다. 경비만 400만 원이 넘게 들었고 답사를 도운 이들의 경비까지 계산하면 총 1,200만 원이 들었다. 단일 학자의 사행길 답사로는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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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사행길 전체 경로 답사길 전체 경로 왜 사행길을 가나요 | 머리말 연행사. '연행록' 사행길 제1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국경을 넘다 제2부 명산을 두루 거쳐 영원성에 도착하다 제3부 야만과 문명의 경계, 산해관을 넘다 제4부 왕명을 완수하고 귀국길에 오르다 못다 한 이야기 | 맺음말 사행길을 함께 걸은 195인 역사용어 풀이 98선

Description

“조선 사신들의 생생한 외교현장을 복원하다” <연행록> 전문가 서인범 교수가 직접 밟은 조선 사신의 길 총 길이 2,000킬로미터, 현지답사를 통해 만나는 대중외교의 지혜 “이제 사신들이 간 길을 떠나려 한다. 아쉽게도 사신들의 마음과 노력을 직접 볼 수는 없다. 다만 쉼 없이 흐른 시간의 풍파를 견뎌낸 이 길만이 남아 한때 역사의 주인공이었던 그들의 옛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 뿐이다. 어떻게 하면 이 길에 녹아 있는 수많은 이의 마음과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까!” - 서인범 <연행록>(燕行錄)은 대중(對中)외교길에 오른 조선 사신들의 기행문이다. <연행사의 길을 가다>는 <연행록>의 전문가 서인범(동국대학교 교수, 사학과)이 철저한 사료 검증과 현지답사를 통해 조선 사신들이 걸었던 길을 직접 밟아가며 조선시대 대중외교의 본질과 지혜를 문학적 문체로 유려하게 서술한 ‘역사답사기’다. 서인범은 조선의 외교가 지나치게 명분에 휘둘린 점도 있지만 단지 사대에 그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고군분투했음을 밝혀낸다. 외교란 오랜 시간 공들여 풀어야 하는 관계의 문제이다. 10년에 걸친 <연행록> 연구 사행길 답사로 피워내다 <연행사의 길을 가다>는 서인범이 지난 10년 동안 수행한 <연행록> 연구가 녹아 있는 노작이다. 저자는 이미 지난 2004년 최부(崔溥)의 <표해록>(漂海錄)을 2,400여 개의 역주를 달아 한길사에서 출간했으며 이 고전에 기반해 <명대의 운하길을 걷다>라는 역사답사기를 낸 바 있다. 최부는 성종 때 제주도에서 근무하던 관리로 부친상을 당해 급히 배를 탔다가 풍랑을 만나 명나라 강남지방에 표착한 인물이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강남지방과 산동지방을 거슬러 북경에 도착한 후 황제를 알현하고 요동반도를 거쳐 조선으로 돌아온다. 세계 3대 중국 여행기로 꼽히는 <표해록>은 명나라의 운하를 자세히 기록해 역사적 가치가 높다. 2009년 최부의 기록 중 강남지방과 산동지방 부분을 직접 답사해 낸 책이 <명대의 운하길을 걷다>(한길사)이다. 이 책은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2012년 5월에 ‘중국 명대 운하길을 가다’란 제목의 4부작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방송하기도 했다. <연행록> 번역과 데이터베이스 제작에도 꾸준히 성과를 내던 저자는 최부가 북경에서 압록강까지의 밟았던 길이 조선시대 사신들이 밟았던 사행길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결국 최부의 길을 완성하고 또 조선시대 사신들의 기록인 <연행록> 연구를 위해 사행길 현지답사를 계획한다. 서인범은 여행 전 600여 종에 이르는 <연행록> 검토뿐만 아니라 더욱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 촬영에도 공을 들였다. 중국국가박물관 등에서 국내에선 보기 힘든 그림 자료를 찾아내기도 하였다. 모든 준비를 마친 후 2013년 7월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서인범은 압록강에서부터 산해관을 거쳐 북경과 승덕에 이르기까지 조선 사신들이 걸었던 총 길이 2,000킬로미터의 ‘사행길’을 22박 23일의 일정으로 도보, 고철 덩어리 버스, 배, 택시, 기차 등을 이용해 답사했다. 경비만 400만 원이 넘게 들었고 답사를 도운 이들의 경비까지 계산하면 총 1,200만 원이 들었다. 단일 학자의 사행길 답사로는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답사길 전체 경로 1 신의주新義州 → 2 위화도威化島 → 3 단동시丹東市 → 4 신도薪島 → 5 단동시丹東市 → 6 호산장성虎山長城 → 7 구련성진九連城鎭 → 8 탕산성진湯山城鎭 → 9 변문진邊門鎭 → 10 봉황시鳳凰市 → 11 연산관連山關 → 12 석문령石門嶺 / 궁장령弓長嶺 → 13 요양시遼陽市 → 14 심양시瀋陽市 → 15 요양시遼陽市 → 16 안산시鞍山市 → 17 우장진牛庄鎭 → 18 반금시盤錦市 → 19 북진시北鎭市 → 20 여양진閭陽鎭 → 21 고교진高橋鎭 → 22 호로도시葫蘆島市 → 23 흥성시興城市 → 24 각화도覺華島 → 25 흥성시興城市 → 26 산해관山海關 → 27 진황도시秦皇島市 → 28 무녕현撫寧縣 → 29 노룡현盧龍縣 → 30 사하진沙河鎭 → 31 풍윤구豊潤區 → 32 고려포高麗鋪 → 33 옥전현玉田縣 → 34 계현薊縣 → 35 삼하시三河市 → 36 통주通州 → 37 북경北京 → 38 승덕시承德市 답사 규모만큼이나 <연행사의 길을 가다>는 풍부한 구성을 자랑한다. 현지에서 찍은 4,000여 장의 사진 중 엄선된 120여 장의 사진과 50여 장의 조선시대 도판 자료가 컬러로 실려 있다. 특히 실측지도와 1705년 제작된 <요계관방지도>(遼薊關防地圖)에 조선시대 대표적인 사행길과 이번 답사길을 인포그래픽 형식으로 표시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사료 검증과 현지 인터뷰를 통해 발굴한 사행길 관련 300여 개의 일화도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때 사신 일행 중 기록을 담당했던 서장관(書狀官)을 ‘필’(筆)이라는 이름으로 등장시켜 서인범 본인과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옛이야기를 풀어나가 읽는 재미를 더했다. 물론 이번 답사를 통해 서인범이 직접 겪은 일들도 책 곳곳에 잘 묘사돼 있다. 사행길에서 찾은 조선 외교의 자주성 서인범이 밝히는 이번 답사의 가장 큰 성과는 조선 사신의 여정과 외교 업무 과정을 매우 자세하고 생생하게 복원했다는 것이다. 국경 문제, 조선 왕조의 정통성 문제 등 여러 현안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조선 사신은 왕명을 완수하고 조선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비록 시대적 한계로 인해 사대라는 큰 틀을 벗어나진 못했지만 적어도 조선 사신 개개인에게서는 외교적 자주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연행사의 길을 가다>는 천 길 낭떠러지 위로 난 고갯길과 눈을 뜰 수 없었던 모랫길, 쉽게 통과할 수 없었던 장성, 산적 때와 호랑이, 중국 관리들의 빈번한 뇌물 요구, 풍토병과 휘몰아치는 파도, 열악한 숙소, 공식 외교 업무를 방해한 장사치들 등 구구절절한 조선 사신의 이야기를 총 네 부에 걸쳐 담았다. 제1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국경을 넘다 제1부는 압록강에서부터 조선 사신의 숙소인 ‘회원관’이 있던 요양까지의 길을 다룬다. 서인범은 사신이 압록강을 건너 도착한 호산장성을 답사하며 압록강을 둘러싼 영토 분쟁이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언젠가 통일이 되었을 때를 염두에 두고 정책을 준비할 필요는 있다. 이 문제를 성찰하는 데 과거의 역사적 경험은 의미 있는 사례가 된다.”(74쪽) 서인범은 중국과 조선 사이의 대표적인 영토 분쟁 지역이었던 ‘신도’를 둘러싼 외교전을 소개한다. 계속해서 험난하기로 유명했던 ‘회녕령’ 답사기와 요양에서 고려인들의 후손을 만난 조선 사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2부 명산을 두루 거쳐 영원성에 도착하다 요양을 지난 서인범은 청대 사행길의 대표적인 방문지였던 심양을 들려 청조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심양고궁과 소현세자가 머물렀던 세자관 터를 답사한다. 소현세자의 굴곡진 삶을 알아본 후에는 천산과 의무려산을 따라 사행길을 답사한다. 천산과 의무려산은 중국 최고의 명산으로 꼽히는 산으로 조선 사신들도 눈길을 떼지 못했다고 한다. “산의 형상은 한마디로 다 형용할 수 없었다. 절벽을 오르면 저 멀리 구름의 조짐이 보이고 이어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나타난다. 성긴 소나무는 구슬이 영롱하고 포개진 산봉우리에 폭포는 물을 흩뿌리며 떨어지니 경치의 뛰어남이 비할 데가 없다. 산의 뛰어남을 한마디로 말할 수 없다.”(232쪽, 선조 37년 사신 이정구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