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건국 삼걸전

단재 신채호가 "이 책의 인연과 이 책의 소개로 대한중흥(大韓中興) 삼걸전, 아니 삼십걸전, 삼백걸전을 다시 쓰게 되는 것이 나 무애생(無涯生)의 피끓는 영원한 염원"이라며 번역했던 <이태리 건국 삼걸전>을 현대어로 다시 옮긴 책이다. 이 책의 원저자인 량치차오(梁啓超)는 청나라 말기의 개혁가이자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당시 동아시아 지식인들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인물. 단재는 이 책에서 량치차오가 보여주는 이탈리아의 예를 통해 국가의 정신과 '자강(自强)'을 깨우치려 했다. 책은 나폴레옹이 패하고, "절세의 간웅 메테르니히가 이태리는 지리상의 이름에 불과하다고 선포한 뒤" 이태리 전 국토가 소국으로 나뉘어 "이민족의 학대에 고통받더니" 마찌니(1805년), 가리발디(1807년), 카부르(1810년) 세 호걸이 차례로 태어나 "천 년의 무덤 속에 있던 이태리는 드디어 살아 숨쉬게 되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들 삼걸이 태어나기 전의 이탈리아의 정세부터 1871년 로마를 수도로 정한 때까지의 이탈리아 역사를 설명해 나간다. 그러나 량치차오의 역사 서술 방식은 근대 역사학의 역사 서술 방식과 사뭇 다르다. 저자는 주인공들의 행적에 감탄사까지 동원하며 찬사와 비난을 아끼지 않고, 영웅주의 역사관에 치우쳐 '삼걸' 이외의 사람들은 조연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현대어로 옮기긴 했지만 의고체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점 등이 그것. 하지만 이런 것들을 넘어서는 이 책의 장점은 20세기초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지적 풍경을 이해하기에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어 옮긴이들은 당시 대한 제국기의 시대 상황과 지식인들의 모습을 담은 해제를 실었고 단재 신채호가 이 책을 번역한 동기와 그 이후의 역사 연구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리소르지멘토(부흥 운동)를 둘러싼 여러 가지 역사 해석의 문제를 중심으로 소개한 해제도 함께 실어, 이탈리아 통일이 남긴 문제들까지도 폭넓게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