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이상욱
28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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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순전히 이성의 영역이며, 과학과 상상력은 관련이 없을까? 이 책은 상상력을 키워드로 과학과 기술의 철학적·역사적·실천적 측면을 살펴본다. 과학기술 연구의 예술적 성격, 그에 필요한 진정한 창의성의 특성 등 기존 통념과는 다른 과학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21세기는 과학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과학기술의 의미는 지대해졌다. 이 같은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과학기술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상상력’을 키워드로 과학기술을 탐색한다. 상상력이 창의적인 과학기술 연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 활용되는 과학기술적 상상력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상상력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과학기술적 상상력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는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과학 연구에 활용되고 인문학적·사회과학적으로 확장되는지 살펴본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과학기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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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머리말 들어가며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상상력은 무엇인가 1장 코페르니쿠스 혁명과 정상과학 패러다임 2장 과학연구, 퍼즐 풀이와 혁명적 이론 사이 3장 뉴턴 역학을 구한 르베리에의 선택 4장 실험실에서 펼쳐지는 예술 혹은 노동 5장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자연현상 연구 6장 과학연구의 예술적 성격: 숙련, 기예, 상상력 7장 피카소의 예술과 코페르니쿠스의 과학 8장 뉴턴, 과학방법론을 바꿔버린 천재 9장 아인슈타인의 네 가지 얼굴 10장 방적기 기술자는 아동노동을 의도했는가 11장 와트와 마르코니의 기술적·공학적 창의성 12장 위대한 성취를 위한 네 가지 비결 나가며 과학기술적 상상력을 확장하라

Description

“과학자의 연구실에 그런 상상력은 없습니다!” 지루할 정도로 익숙하면서도 놀랄 만큼 혁명적인 상상력을 만나다 21세기는 과학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과학기술의 의미는 지대해졌다. 이 같은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과학기술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이 책은 ‘상상력’을 키워드로 과학기술을 탐색한다. 상상력이 창의적인 과학기술 연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 활용되는 과학기술적 상상력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상상력과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과학기술적 상상력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는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과학 연구에 활용되고 인문학적·사회과학적으로 확장되는지 살펴본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과학기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 지금까지 알던 상상력은 모두 잊어라! – 과학적 상상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밝히다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보통 상상력을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사물이나 현상을 떠올리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능력은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우며 이성을 뛰어넘는 특별한 방식으로 발휘된다. 다른 사람이 생각해내지 못해야 하기에 상상력의 결과물은 기발하고 독특하다. 즉 상상력은 엉뚱한 생각, 천재적 발상, 예술적 영감 등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영감과 발상은 별다른 노력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다. 상상력에 관한 이 같은 생각은 ‘과학적 상상력’에 관한 생각으로 범위를 좁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 법칙을 떠올리거나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에 근무하면서도 문득 특수상대성이론을 착안한 이야기는 기발하고 천재적인 상상력이 발휘된 대표적 사례들이 아니던가. 하지만 이 책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는 과학적 상상력에 관한 이러한 통념이 완전히 틀렸다고 말한다. 저자 이상욱 교수는 뉴턴, 아인슈타인, 코페르니쿠스, 와트, 마르코니 등 다양한 과학자·기술자·공학자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여 실제 연구 과정에서 과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추적한다. 그리고 과학기술 연구에서 상상력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려면 꼭 이성적 분석이 결합되어야 하며, 연구자가 이성과 상상력을 결합하여 어떤 영감을 떠올렸다고 하더라도 긴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이론을 정리하고 가다듬어야만 비로소 동료 연구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상상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요? 상식적인 수준에서 ‘상상력’이란 머리에서 뭔가가 자연스럽게 넘쳐나는 것, 다시 말해 철두철미하게 고민하고 신경 쓰고 애쓰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특정 결과물이 아니라 별다른 노력 없이 얻어지는 천재적 영감이나 ‘아, 이거다!’ 싶은 놀라운 발상이 ‘문득’ 생겨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저는 역사 속에서 실제로 활용된 과학기술,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성공적이었고 유용했던 상상력은 별다른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분출되고 그 내용의 참신함에 누구나 동의하고 환영할 만큼 명백한 특징을 거의 갖고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특성을 드러냅니다. 즉 과학기술 연구란 무엇이고 과학기술 관련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과학기술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등과 더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 〈들어가며: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상상력은 무엇인가〉 중에서(13~15쪽) 2. 상상력의 눈으로 들여다본 과학자의 연구실 – 뉴턴, 아인슈타인, 와트의 상상력이 발휘되는 생생한 순간을 만나다 그렇다면 실제 과학 연구에서 상상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저자는 다양한 과학자·기술자·공학자의 사례를 살펴보며 과학적 상상력의 실체를 파헤친다. 예컨대 아인슈타인이 특허청에 근무하며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일은 흔히 천재 아인슈타인이 불현듯 상상력을 발휘해 과학적 성과를 이룬 사례로 회자되지만, 저자는 실제로 이와 정반대의 연구 과정이 숨어 있다고 말한다. 기록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특허청 근무 이전부터 특수상대성이론의 핵심적인 물음에 골몰했으며, 이 연구 과정이 있었기에 그가 특허청 업무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특허청에서 아인슈타인은 특허심사관으로 일했는데, 당시에는 기차 도착 시간을 계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시계를 동기화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 신청이 많았다. 이 시계 동기화 방법은 아인슈타인에게 실마리를 주었고 그는 여러 시행착오 끝에 이를 자신의 문제에 맞게 적절하게 변형할 수 있었다. 결국 시계 동기화 기계장치의 작동 원리는 아인슈타인이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 논문에서 제안한 방식, 즉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가 각자의 시계를 동기화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유념해야 할 것은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물음을 여러 각도에서 탐구해왔기에 시계 동기화 특허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자신의 물리학적 사고를 결합해 과학이론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이다. ‘증기기관의 아버지’로 불리는 와트의 사례도 흥미롭다. 사실 와트는 증기기관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 아니라 증기기관을 혁신적으로 개량한 사람이다. 그 전까지 증기기관은 열효율이 매우 낮았는데, 증기기관 수리공이었던 와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콘덴서와 실린더를 분리한다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를 기계장치로 구현하는 데는 1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의 획기적인 기술적 상상력은 긴 시간 동안 많은 노력을 들여 아이디어를 인공물로 만들어내는 과정 거친 후에 비로소 현실에서 구현되었다. 아인슈타인과 와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과학자의 상상력을 탐색하는 일은 이들이 어떻게 과학지식을 만들어내는지를 탐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는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통해 과학적 상상력의 실체는 무엇인지, 과학기술 관련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야기해준다. 실제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는 이런 식으로 다양한 분야의 자원을 한데 모아 결합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다른 분야의 개념을 그대로 가져다가 자신이 고민하던 문제를 곧바로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것을 적절히 ‘변형’해야 합니다. (중략) 즉 아인슈타인은 시계 동기화 특허를 단순히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의 물리학적 사고와 결합해 특수상대성이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처럼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평소 그 문제를 늘 궁리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똑같은 것을 봐도 거기서 다른 사람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죠. 아인슈타인 이전에도 이미 사람들은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의 시간이 느리게 가고 공간이 수축하는 방식에 대한 수학적 식, 로렌츠-피츠제랄드 수축식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과 달리 이들 물리학자는 이 식의 의미를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으로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오직 아인슈타인만이 (그리고 푸앵카레가 약간 다른 방식으로) 이 식이 함축하는 바는 새로운 물리학을 요구하는 것이라 판단했지요. - 〈9장 아인슈타인의 네 가지 얼굴〉 중에서(199~200쪽) 해왕성은 천왕성의 궤도 문제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당시 해왕성은 순전히 ‘천왕성 궤도를 설명하기 위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뉴턴 역학을 보전하면서 천왕성 궤도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되었다는 것이지요. (중략) 상식적으로는 상당히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 이런 연구 방식이 ‘해왕성 발견’처럼 종종 성공적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결국 과학의 발전은 경험과 어긋나는 이론을 폐기하고 새로운 이론을 찾는 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기존 이론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과정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지요. 쿤이 강조하는 수렴적 상상력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대목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