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운 사랑들

Milan Kundera · Novel
3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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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 전집' 2권.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 프랑스에서 1968년 출간된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농담> 다음에 출간되었지만 실은 정식 등단 전 처음으로 썼던 산문들의 모음이다. 초기 작품 다운 거침, 생생한 재치와 유머, 과감함이 잘 드러나 있으며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수록된 일곱 작품은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진지함과 가벼움이 교묘히 섞여 접점을 이루고 있다. '콜로키움'에서 등장한 매력적인 의사 하벨이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에서는 늙고 병들어 더 이상 여자들이 돌아보지 않는 비참한 처지가 되기도 하고, '누고도 웃지 않으리', '에드바르트와 하느님'의 주인공은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삶의 함정에 빠진다. 또한 '히치하이킹 게임'에서 낯선 남녀 역할을 통해 감춰졌던 본성과 내면의 욕구를 발견하는 주인공들처럼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의 중년 여주인공 또한 옛 연인을 만난 후 잃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여성성을 되찾게 된다. 이처럼 극한 상황이나 함정에 빠짐으로써 몰랐던,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 그 속에 놓인 사랑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과연 삶이란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이토록 우스운 것인지, 이 유머는 왜 나와 사회를 이토록 괴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쿤데라 문학의 줄기로, 과연 이 단편집이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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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누구도 웃지 않으리 영원한 욕망의 황금 사과 히치하이킹 게임 콜로키움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에드바르트와 하느님

Description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투영하기에 어느 것보다 애착이 가는 작품.” -밀란 쿤데라 ▶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이 기다려 온 쿤데라 작품의 결정판 ▶ 소설, 단편집, 희곡, 에세이, 쿤데라의 전 작품 15종 정식 계약 완역판 ▶ 쿤데라와 마그리트, 두 거장의 특별한 만남 지금껏 보지 못했던 아름답고 품격 있는 문학 전집 ■ 일곱 개의 우스운 사랑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자신의 논문이 잡지에 실린 것을 연인과 함께 축하하는 ‘나’는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 그 이름도 우스운 자투레츠키 씨로부터 논문 평가를 부탁하는 편지를 받아든다. 형편없는 논문에 괜히 혹평을 하여 적을 만들고,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싶지 않은 ‘나’는 에둘러서 그 청을 거절하지만 자투레츠키가 집요하게 ‘나’를 찾아오면서 ‘나’는 희극일지 비극일지 알 수 없는 삶의 모험으로 빠져든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두 번째 이야기 ‘나’의 친구 마르틴은 아내를 사랑하지만 여자를 유혹하는 행동을 그만두지 않는다. 이혼남인 ‘나’는 그런 마르틴의 도전에 함께하지만, 그를 통해 허무한 현실, 불안한 젊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원한 욕망과 맞닥뜨린다. ―「영원한 욕망의 황금 사과」 세 번째 이야기 이제 막 시작한 연인은 휴가를 가던 중, 히치하이킹으로 만난 낯선 남녀 놀이를 시작한다. 재미로 시작된 이 게임은 감춰졌던 두 사람의 모습과 본능을 자극하고, 그들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히치하이킹 게임」 네 번째 이야기 아무 도시, 어떤 병원, 아무 진료과 안 당직실에 다섯 사람이 모여 있다. “죽음처럼 모든 것을 취하는” 바람둥이 하벨 박사와 그를 유혹하려고 애처로운 스트립쇼를 감행하는 간호사 엘리자베트, 대머리 과장과 그의 정부인 예쁜 삼십 대 여의사, 그리고 젊은 의사 플라이슈만이다. 하벨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엘리자베트는 “난 살아 있다고! 아직 살아 있어!”라고 외치며 굴욕적으로 자기 방으로 돌아간 후 곧이어 가스에 중독된 채 발견되고, 네 의사는 엘리자베트의 가스 중독 사건을 두고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눈다. ―「콜로키움」 다섯 번째 이야기 젊은 시절 한때 서로를 사랑했던 연인이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우연히 마주친다. 남자는 머리가 벗어졌고 여자는 목에 주름이 팼다. 남자는 자신의 변한 외모가 서글프며, 여자는 오래전 남편을 잃은 후 아들에게 예속되어 사라져 가는 여성성에 서글프다. 남자가 여자를 노골적으로 유혹하려고 하면서 여자는 이미 오래전 잃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여섯 번째 이야기 하벨 박사는 이제 나이가 들어 온천 요법을 받으러 시골로 떠난다. 에로티시즘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서 “죽음처럼 모든 것을 취하”며 외도를 일삼던 그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여배우인 그의 아름다운 아내가 그를 찾아오자 마을 모든 사람들이 그들 부부를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 일곱 번째 이야기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에드바르트는 한 여성을 유혹하려 하지만 독실한 신자인 이 여성은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이유로 그를 거부한다. 그녀를 정복하기 위해 억지로 성당에 나가던 에드바르트는 학교 관계자에게 그 사실을 들키고, 징계위원회에 불려 가며 그를 교화한다는 이유로 나이 든 여성 교장과 은밀한 시간을 갖게 된다.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작품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문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인 『우스운 사랑들』은 프랑스에서 1968년 출간된 비교적 초기 작품으로, 『농담』(1967) 다음에 출간되었지만 실은 정식 등단 전 처음으로 썼던 산문들의 모음이다. 초기 작품 다운 거침, 생생한 재치와 유머, 과감함이 잘 드러나 있으며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수록된 일곱 작품은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진지함과 가벼움이 교묘히 섞여 접점을 이루고 있다. 「콜로키움」에서 등장한 매력적인 의사 하벨이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에서는 늙고 병들어 더 이상 여자들이 돌아보지 않는 비참한 처지가 되기도 하고, 「누고도 웃지 않으리」, 「에드바르트와 하느님」의 주인공은 희극인지 비극인지 모를 삶의 함정에 빠진다. 또한 「히치하이킹 게임」에서 낯선 남녀 역할을 통해 감춰졌던 본성과 내면의 욕구를 발견하는 주인공들처럼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의 중년 여주인공 또한 옛 연인을 만난 후 잃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여성성을 되찾게 된다. 이처럼 극한 상황이나 함정에 빠짐으로써 몰랐던, 드러나지 않았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 그 속에 놓인 ‘사랑들’을 통해 등장인물들은 과연 ‘삶’이란 무엇인지, 무엇이기에 이토록 우스운 것인지, 이 유머는 왜 나와 사회를 이토록 괴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모순에 대한 비판이야말로 쿤데라 문학의 줄기로, 과연 이 단편집이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 『우스운 사랑들』, 쿤데라 전집으로 새로이 태어나다 밀란 쿤데라가 유일하게 정본으로 인정하고 있는 프랑스의 갈리마르 판을 원본으로 삼아 가톨릭대 방미경 교수가 번역한 『우스운 사랑들』이 쿤데라 전집으로 새로이 태어났다. 『농담』, 『삶은 다른 곳에』를 번역하기도 한 가톨릭 대학교 방미경 교수는 2012년 2월, 신사동 민음사 사옥에서 열린 ‘쿤데라 읽기’ 마지막 수업에 이 작품을 채택하여 “쿤데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쿤데라 문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쿤데라의 사유와 유머, 모던함을 한층 살려 주는 마그리트 그림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쿤데라 전집 중 이번 책의 표지 그림은 「Deep Waters」다. 검은 코트를 입은 대리석상과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검정 까마귀의 대조는 삶의 진지함과 무거움, 우울함에 녹아 있는 이질감, 보이는 것 속에 숨어 있는 진실, 사랑의 우스꽝스러움(혹은 우스운 사랑), 희극일지 비극일지 알 수 없는 삶의 모호함 등을 잘 드러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