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김규항 · Essay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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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규항은 일상에서 비롯된 소재와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현실을 깊이 응시하는 직관력, 그리고 직접적이면서도 명료한 어법이 돋보이는 글을 통해 꾸준히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어 왔다. 그의 아포리즘 중에서 곁에 두고 음미할 만한 문장들을 평론가 변정수가 가려 뽑았다. 문장은 간결하며, 함축미를 특색으로 한다. 묵직함과 여운을 주며, 글이 쓰인 맥락에서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묵상의 매개로 활용 폭이 넓다. 이는 저자의 다분히 의식적인 문장론의 발로이기도 하다. 그는 “어떤 문장론을 갖고 글을 쓰진 않지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즉 내가 단어와 단어를 꿰고 이어 붙여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유는 단지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이 사회에 저항하며 그의 글에는 불온한 매력이 넘친다. 그의 글이 비타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가 정직하게 일하면서도 인간적 위엄을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 편에서만 글을 쓰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이 주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저자가 겪은 현실을 통해 사회와 문화 속에 나타나는 현상과 비평을 보다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한층 기품 있는 독서를 통해서 저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의미로 수용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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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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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시대의 아포리스트 김규항이 말하다 “사람은 내적 음성과 대화하고 외적 음성과도 대화할 때 비로소 외롭지 않다”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는 일상에서 우러나온 소재와 어지러운 현실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 그리고 비판과 성찰이 공존하는 글로 꾸준히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 온 김규항의 아포리즘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의 글은 김규항이 공개적인 글쓰기를 시작한 1998년부터 2016년까지 그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글을 토대로 출판평론가 변정수가 일 년 여의 기간 동안 꼼꼼히 정독하여, 함축미가 돋보이는 아포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는 문장을 세심하게 가려 뽑은 것이다.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이 주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간결한 함축미가 돋보이는 김규항의 글을 읽는 독자는 저자가 겪은 현실을 통해 사회와 문화 속에 나타나는 현상과 비평을 보다 가까이에서 이해하고, 한층 기품 있는 독서를 통해서 저자의 목소리를 다양한 의미로 수용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끊임없는 반성과 회심 2010년 3월 〈한겨레21〉이 정치인과 사회인사 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좌파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이 높은 사람으로 나타난 바 있는 김규항.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 반성하고 회심하자고 말하며, 우리 스스로의 사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지금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충고하는 급진주의자이다. 또한 돈과 물신주의에 빠진 한국사회의 모습을 우직한 좌파 지식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사회문화 비평서 《B급 좌파》, 진보의 거처를 묻는 날렵한 칼럼집 《나는 왜 불온한가》, 한국교회 속에서 화석으로 변해버린 역사의 예수를 훔쳐내 민중의 언어로 되살려낸《예수전》 등을 내놓은 문화비평가이자 많은 독자들이 인정하는 뛰어난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비롯된 소재와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현실을 깊이 응시하는 직관력, 그리고 직접적이면서도 명료한 어법이 돋보이는 글을 통해서 저자는 꾸준히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어 왔다. 그 가운데서도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함축적인 그의 문장은 글의 내용과 별개로 읽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김규항은 끊임없이 이 사회에 저항하며 그의 글에는 불온한 매력이 넘친다. 그의 글이 비타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가 정직하게 일하면서도 인간적 위엄을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 편에서만 글을 쓰기 때문이다. 간결함과 리듬 김규항의 문장은 간결하며, 함축미를 특색으로 한다. 이는 저자의 다분히 의식적인 문장론의 발로이기도 하다. 함축적인 문장은 글이 쓰인 맥락에서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묵상의 매개로 활용 폭이 넓다. 그런 점에서 김규항은 이 시대 최고의 아포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규항은 기본에 충실한 문장론을 갖고 있다. 절제된 그의 문장은 독자에게 묵직함과 여운을 준다. 그는 이따금 “문장론이 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어떤 문장론을 갖고 글을 쓰진 않지만,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즉 내가 단어와 단어를 꿰고 이어 붙여 사람들에게 보이는 이유는 단지 세상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그의 글은 단순히 소재만을 위해서 세상을 들여다보는 게 아닌, 세상을 들여다보기 위한 글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규항은 문장론 못지않게 스스로 써내는 원고마다 엄격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 그는 초고를 쓰고 퇴고를 거듭하는데 이것은 그가 가지고 있는 문장에 대한 태도, 즉 ‘간결함과 리듬’ 때문이다. 그의 홈페이지 〈나의 문장론〉을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간결함과 리듬이 덜 다듬어진 글을 내놓는 것처럼 불편한 일은 없다.” 이 책에 실린 그의 고귀한 문장들은 모두 절제와 문장에 대한 엄격한 태도를 거친, 그야말로 김규항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규항 아포리즘’이 주는 미덕 김규항 아포리즘은 그 울림과 깊이가 다양하게 변주되어 독자에게 여러 의미로 수용될 수 있다는 미덕이 있다. 하지만 글쓴이의 의도와 다르게 전혀 다른 엉뚱한 의미로 오독될 여지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김규항은 아포리즘으로서 함축미가 좀 덜한 대신 산문성이 좀더 강하게 드러나는 문장을 서브텍스트로 곁들였다. 자칫 모호하게 읽힐 수도 있는 본문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김규항의 글은 진화하고 있다. 최근 그의 글은 아포리즘으로서의 함축미보다는 산문성이 좀더 강화되는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좀더 친절한 설명의 태도가 도드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려 뽑은 문장들을, 문장의 호흡과 맥락을 살펴 재배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 책의 엮은이인 출판평론가 변정수는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문장 사이에 놓이느냐에 따라 그 의미의 깊이와 울림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편집의 원론을 실감할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김규항 특유의 절제되고 함축된 문장이 독자에게 최대한 전달될 수 있도록, 가장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배열하려고 신경을 썼다. 또한 “글이 써진 시점이 길게는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문장들인데도 서로 어울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는 ‘보편성’을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독자는 이처럼 세심하게 가려 뽑은 아포리즘의 깊이와 여운에 힘입어 한층 기품 있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