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레이 폭스 · Comics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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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인종과 지역을 초월해 18명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동시에 보여 주는 그래픽노블이다. 책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여러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시작되는 순간에 독자는 당황할 것이다.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지만 그런 당혹스러움도 잠시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 구성이,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예사롭지가 않은 퍼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부터 독자들은 평소와는 다른 호흡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 것이다. 독자들의 책장은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다. 앞에서 뒤로 갈 수도 있고, 뒤에서 앞으로 다시 넘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 수 있고,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사선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한 작품에 18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동시에 재생된다는 것, 그리고 만화 패널의 순서나 읽는 방향이 순전히 독자에게 맡겨진다는 점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그리고 그런 특징들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과 환희, 욕망과 절제, 슬픔과 기쁨 등에 대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Author/Translator

Description

새로운 형태의 그래픽노블 탄생 과감한 구조의 출현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탄탄한 이야기 시대와 인종과 지역을 초월해 18명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동시에 보여 주는 그래픽노블 『한 사람』이 미메시스에서 출간되었다. 캐나다를 기반으로 하는 그래픽노블 작가 레이 폭스의 이 작품은 많은 평론가들과 만화 작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영감일 수 있고, 감탄일 수 있으며, 만화의 또 한걸음의 진화가 선사하는 기쁨일 수도 있다. 가장 기본적인 아홉 칸 만화의 형태가 마법을 쓴 것처럼 전혀 다르게 읽혀 기존의 그래픽노블과는 확연히 다른 독서의 경험을 독자에게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여러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시작되는 순간에 독자는 당황할 것이다.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지만 그런 당혹스러움도 잠시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 구성이,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예사롭지가 않은 퍼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부터 독자들은 평소와는 다른 호흡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 것이다. 독자들의 책장은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다. 앞에서 뒤로 갈 수도 있고, 뒤에서 앞으로 다시 넘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 수 있고,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사선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한 작품에 18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동시에 재생된다는 것, 그리고 만화 패널의 순서나 읽는 방향이 순전히 독자에게 맡겨진다는 점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그리고 그런 특징들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과 환희, 욕망과 절제, 슬픔과 기쁨 등에 대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사회의 심리를 넘나드는 인류의 18개의 고백시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간의 시대가 시작된 순간부터 시작하여 종교와 신의 존재를 고민하던 시대를 거친다. 그리고 십자군 전쟁, 파라오 시대, 세계대전, 그리고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이 책의 시선은 빠르게 모든 시대를 훑는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인물들의 전 생애가 들어 있다. 양쪽 페이지 속 총 18개의 패널 하나당 한 인물의 삶이 전개된다. 그렇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삶의 고통에 관한 수많은 질문과 대답 그리고 자조적인 고백들이 켜켜이 쌓인 인간의 고백의 시가 펼쳐진다. 그 고백시들은 영혼이 인간의 몸을 입기 전부터 시작되어 인간의 몸을 벗어나는 순간까지를 통과하며 인간의 대조적인 운명을 보여준다. 절제된 시적 언어들의 흐름에 이끌려가다 보면 한 이야기의 끝이 보인다 읽는 방법과 순서 그리고 방향이 독자에 따라 달라진다면, 그것을 그래픽노블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야기의 공유가 가능한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이 만화 속에 담겨진 언어들에 특징을 살펴보면 쉽게 나올 수 있다. 고집스럽게도 이 책 속의 대사들에는 마침표가 없다. 언어들은 시(時)의 옷을 입고 있다. 절제된, 자유로운 호흡을 가진, 자연스러운 이 작품 속의 말들은 물처럼 패널 속의 그림을 따라 흐르고 있다. 그 그림의 경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말들이 흘러간다. 자연스러운 이끌림에 따라 이동하다보면 독자는 어느 순간 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마침표 없이 시작과 끝을 잘라 낸,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그 말들이 이끄는 대로 다가보면 어느 순간 이야기의 흐름에 빠져들 것이다. 한 사람? 한 인류? 한 영혼? 출생과 죽음을 하루 동안 겪은 아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시작되는 이 책은 인간의 영혼이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상상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삶이 시대와 지역과 인종을 초월한 거대한 한 영혼의 다양한 옷 갈아입기라면, 아들의 몸에 잠시 동안 머물렀던 그 영혼 사라져버린 게 아니라, 모두의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닐까? 잃어버린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영혼에 대한 재해석은 자신의 영혼과 아들의 영혼이 연결되어 있으며 결국은 하나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결국 인간은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며, <같다>라는 의미를 가진 접사 <한>이 붙은 <한사람>과 개별적인 의미를 포함한 관형사가 붙은 <한 사람>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