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인종과 지역을 초월해 18명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동시에 보여 주는 그래픽노블이다. 책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여러 개의 이야기가 <동시에> 시작되는 순간에 독자는 당황할 것이다.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뭔가 잘못된 것은 아닌가? 하지만 그런 당혹스러움도 잠시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 구성이,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예사롭지가 않은 퍼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때부터 독자들은 평소와는 다른 호흡을 가지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 것이다. 독자들의 책장은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다. 앞에서 뒤로 갈 수도 있고, 뒤에서 앞으로 다시 넘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일 수 있고, 아래에서 위로, 그리고 사선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한 작품에 18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동시에 재생된다는 것, 그리고 만화 패널의 순서나 읽는 방향이 순전히 독자에게 맡겨진다는 점이 이 책의 큰 특징이다. 그리고 그런 특징들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과 환희, 욕망과 절제, 슬픔과 기쁨 등에 대한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