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철학

게오르그 짐멜
10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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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문제를 사회학적, 심리학적, 철학적 영역으로 확장하여 논구한 게오르그 짐멜의 대표작. 그는 다양한 경험과학 및 철학의 틀로 인간, 사회, 문화, 역사의 문제를 담아냄으로써 다차원적 모더니티 담론과 포스트모더니티 담론을 구축했는데, 이번에 펴낸 그의 책에서는 경험적 현실세계로 임하는 철학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삶과 문화의 심층에 철학적 측연을 던지고 있다. 짐멜의 돈(화폐경제)에 대한 연구는 당시에 유행하던 자본주의 비판에 맞서 자본주의란 이제 단순히 거역하거나 그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사회적 세력과 질서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그 토대 위에 근거하는 또는 그 토대가 되는 화폐경제는 단순히 낭만주의적 사유나 역사철학적 사유로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자본주의는 당시의 비판처럼 문화의 파괴나 타락의 원인이 아니다. 자본주의 자체도 문화인 것이다. 바로 물질문화이다. 자본주의라는 물질문화는 새로운 정신문화의 물질적· 경제적 토대가 된다. 돈과 영혼의 결합 가능성에 그가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물질문화와 정신문화의 ‘상호작용’이다. 그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화폐경제는 건전한 정신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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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of Contents

서문 17 제1부 분석 편 제1장 가치와 돈 27 제2장 돈의 실체 가치 169 제3장 목적 계열에서의 돈 319 제2부 종합 편 제4장 개인의 자유 479 제5장 인격적 가치의 화폐 등가물 611 제6장 생활양식 747 인용 및 참고 문헌 913 <해제> 돈과 영혼: 인간 삶과 문화의 심층에 철학적 측연을 던지다 921 옮긴이의 말 1046 게오르그 짐멜 연보 1057 『게오르그 짐멜 전집』 목록 1062 찾아보기 1065

Description

“돈은 어떻게든 무차별화되고 외화(外化)되는 모든 것에 대한 상징이자 원인이다. 그러나 돈은 또한 오로지 개인의 가장 고유한 영역 내에서만 성취될 수 있는 가장 내면적인 것을 지키는 수문장이 되기도 한다.” ― 게오르그 짐멜 막스 베버와 더불어 독일 사회학, 아니 더 나아가 사회학의 고전적/이론적 표준을 제시한 학자가 바로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 1858~1918)이다. 그는 평생 31권의 저서와 256편에 이르는 방대한 글을 남겼는데, 1980년대 후반 들어 새롭게 전집판이 출간되기 시작하면서 그의 사상과 학문세계가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학문적 사유세계와 글쓰기는 당시 독일 사회에서도 독특한 측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체계적이고 연역적인 사유와 논리를 중시하던 당시의 지적 분위기에 반해 그는 유추적인 접근 방법을 구사하면서 단편적인 글과 에세이 형식의 글을 썼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면모는 강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그의 강의는 곧바로 “베를린의 한 특별한 지적 사건”이 되었는데, 일반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당대의 문화적 엘리트들이었던 에른스트 블로흐, 죄르지 루카치, 알베르트 슈바이처 등도 그의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더욱이 그의 강의는 신문에 예고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이마누엘 칸트에 대한 한 강의에는 무려 1,000여 명이 몰려들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다양한 경험과학 및 철학의 틀로 인간, 사회, 문화, 역사의 문제를 담아냄으로써 다차원적 모더니티 담론과 포스트모더니티 담론을 구축했는데, 이번에 펴낸 그의 대표작 『돈의 철학』에서는 경험적 현실세계로 임하는 철학을 제시하면서 인간의 삶과 문화의 심층에 철학적 측연(測鉛)을 던지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출간년도도 의미심장한데 그때가 바로 1900년이기 때문이다. 이때 『돈의 철학』과 더불어 인류 지성사에 획을 긋는 두 권의 책이 더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과 에드문트 후설의 『논리 연구』이다. 한 독일학자는 20세기를 목전에 둔 해에 프로이트, 후설, 짐멜이 제시한 바 꿈, 논리, 돈을 축으로 하는 모더니티 담론은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지적 유산에 속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단순한 자본주의 비판을 넘어 돈을 토대로 하는 문화의 가능성 모색 일반적으로 짐멜의 화폐 이론, 특히 이 책은 화폐경제 비판 또는 자본주의 비판, 아니 더 나아가 문화 비판 또는 시대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자본주의적 사회질서에서 인간이 소외되는 현상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비판한 이론가로 간주된다. 이런 평가는 분명 옳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는 절반만 옳다. 왜냐하면 짐멜은 현대 문화를 탁월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자본주의 화폐경제의 토대 위에서 어떻게 문화가 가능한가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그는 물질문화와 정신문화 또는 객관 문화와 주관 문화를 결합하고자 시도한다. 짐멜은 정신적인 것 말고도 물질적인 것을 문화에 포함하고 이 둘의 관계와 상호작용을 논구함으로써, 문화의 외연과 문화철학의 인식의 범위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짐멜은 그 자체로 아무런 특성도 없는 획일적이고 비천한 매체로서 모든 것을 무차별화하고 평준화하는 ‘돈’이 인간의 영혼을 구제하고 개인의 인격을 발전시키며 자유를 함양할 수 있는 조건을 따져 묻는다. 그리고 그는 객관 문화(물진문화)가 주관 문화(정신문화)에 대해 우위를 점하는 비극적 상황에서 전자가 후자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나간다. 끝으로는 그는 시민계층의 친교와 같이 돈의 소유를 전제로 하면서, 다시 말해 자본주의적 논리를 토대로 하면서 자본주의적 논리를 초월하는 피안의 세계가 가능함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의 화폐 이론은 단순히 문화 비판이나 시대 비판에 머물지 않고 돈에 기반하는 문화의 가능성을 찾는 지적 작업이라는 데에서 그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돈: 개인을 그 영혼으로부터 멀어지게도 하지만, 개인을 그 영혼으로 돌아가게도 한다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성격이나 특성을 갖지 않는다. 단지 많고 적음의 수량적 대소 관계가 돈의 유일한 규준이다. 돈을 질적 차이보다 양적 차이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돈이야말로 가장 객관적이며 비개성적이며 비인격적인 그리고 가장 비천한 존재이다. 이러한 돈은 개인의 주관적· 인격적 특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모든 인간을 단순한 수량적 관계로 환원함으로써 수평화하고 평준화하며 평균화한다. 결국 돈은 현대인을 탈개성화하고 탈인격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인간적 본질로부터 멀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다른 한편 돈은 현대인의 사회적 삶과 문화적 삶의 물적· 경제적 토대가 된다. 돈이 가지는 양적 논리는 일정한 정도를 넘어서면서 질적 논리로 비약한다. 돈의 전형적인 논리인 탈개성화와 탈인격화로부터 해방되어 개성과 인격성을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역설적이지만 다름 아닌 돈의 ‘소유’에 의해 주어진다. 다시 말해, 돈을 소유한 개인은 생존을 위한 노동과 투쟁의 유물주의적 단계를 벗어나 사회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 그리고 개인적· 주관적 삶의 양식에 관심을 갖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개인을 그의 인격적 본질, 즉 그의 영혼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돈이 개인을 다시금 그의 영혼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돈과 영혼이 결합되는 것이다. 돈의 물질적· 경제적 논리에 구속되고 강제된 개인의 영혼이 바로 이러한 돈에 힘입어 자기 자신에게 돌아가는 길을 발견하게 되는 구조이다. 돈과 영혼의 결합 가능성에 주목하다 짐멜의 돈(화폐경제)에 대한 연구는 당시에 유행하던 자본주의 비판에 맞서 자본주의란 이제 단순히 거역하거나 그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사회적 세력과 질서가 되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그 토대 위에 근거하는 또는 그 토대가 되는 화폐경제는 단순히 낭만주의적 사유나 역사철학적 사유로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자본주의는 당시의 비판처럼 문화의 파괴나 타락의 원인이 아니다. 자본주의 자체도 문화인 것이다. 바로 물질문화이다. 자본주의라는 물질문화는 새로운 정신문화의 물질적· 경제적 토대가 된다. 돈과 영혼의 결합 가능성에 그가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물질문화와 정신문화의 ‘상호작용’이다. 그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화폐경제는 건전한 정신문화가 발전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그렇다고 위와 같은 그의 논의가 자본주의와 화폐경제의 발달과 더불어 자동적으로 개인적· 주체적 인격의 발달과 주관적· 인간적 문화가 가능하다는 경제결정론 또는 화폐결정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돈은 그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아니 절대적인 ‘수단’일 따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돈은 인간을 점점 더 양화(量化)하고 탈인격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화폐경제라는 물질문화의 토대 위에서 나름의 정신문화 또는 이상 문화를 발전시키는 개인의 의지와 능력이다. 그러지 않으면 인간은 결국 경제자본을 문화자본이나 사회자본의 축적과 소유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00년 출간 이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한 탁월한 지적 성과! 독일의 동시대 저명한 경제학자였던 구스타프 폰 슈몰러(Gustav von Schmoller)가 『돈의 철학』 출간 다음 해인 1901년에 쓴 서평 가운데서 아래 내용은 이 책이 갖는 특장점을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대로 유효함을 웅변해주고 있다. “돈에 대한 지금까지의 모든 단행본과 논문에서는 짐멜이 답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물음들을 전혀 다루지 않거나 그저 살짝 건드릴 뿐이다. …… 물론 짐멜이 앞서 화폐경제, 노동 분업, 신용 및 그 결과들을 다룬 경제학들이 있었다. 그러나 짐멜은 거기에서 논하는 문제들을 훨씬 더 광범위한 영역으로, 특히 사회학적, 심리학적 및 철학적 영역으로 확장했다. 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