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비티 시리즈. 갈피끈은 읽던 곳을 표시하기 위해 책장 사이에 끼워 넣는, 책에 달린 얇은 끈이다. 이제껏 우리의 주목을 받을 일이 없었던 기능 위주의 작은 존재였다. 하지만 이 그림책의 갈피끈은 좀 특별하다. 아드리앵 파를랑주는 갈피끈을 자신의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데려왔다. 이 기발한 그림책의 각 장면은 갈피끈에 의해, 상상력에 의해, 독자가 책장을 넘기는 행위와 갈피끈을 움직이는 행위에 의해 완성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탄성과 실소를 자아낸다.
아드리앵 파를랑주는 독특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새로운 시도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프랑스의 신예 작가이다. 이 책은 흑백 그리고 노란색, 남색, 갈색 3가지 색만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각 장면은 하나의 순간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해야 하며, 노란색 갈피끈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완성된 그림이어야 한다.
시선을 사로잡으면서도 절묘한 화면 구성력이 돋보인다. 생쥐, 큰 뱀, 작은 뱀 같이 단순한 소재부터 위험, 영감, 승리와 패배 같은 추상적인 개념까지 두루 섞여 있다. 장면 장면이 하나의 작품인 이 세련된 보드북은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오브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