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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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 상 수상 작가 가쿠타 미쓰요가 소설가의 꿈을 안고 살던 무명작가 시절에 쓴 그녀의 첫 에세이다. 많은 베스트셀러를 내고 유명 문학상도 받은 그녀는 이제 데뷔한 지 20년이 훌쩍 넘어 중년에 접어들었고, 문단에서도 인정받는 중견 작가가 되었다. 졸업하고 발표한 첫 장편소설로 가이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니 비교적 순탄하게 작가의 길을 걸어 왔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에세이 속 젊은 날의 그녀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여느 젊은이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사랑, 일, 친구, 모든 게 불안하고 불확실하지만, 남들의 시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한 사람의 어엿한 어른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고 사회에 발을 내딛긴 했지만, 여전히 20대의 한복판에서 좌충우돌하며 열심히 삶을 배우는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에세이 속에는 그녀가 젊은 날 만나고 스쳐 지나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때로는 상처받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결국 그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도 사람밖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혹시 내가 또다시 병에 걸린다면 그걸 위로해주는 것도 역시 사람밖에 없다는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아무도 믿지 못하게 된다 해도, 그걸 낫게 하는 건 나 자신도 의사도 아닌 함께 웃어주는 사람뿐이다”라고. 시간이 훌쩍 흘러 10년 전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쓴 에필로그도 인상적이다. 일거리가 늘고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이 되었다. 서른이 넘으면 이런저런 고민들도 없어지겠지 생각했지만 여전히 삶의 고민들은 계속된다. 젊음이 끝나면 모든 즐거움이 사라질 것만 같아 슬퍼하는 10년 전의 자신에게 10년 후의 그녀는 말한다. “네가 보낸 그 즐거운 나날들이 지나가버린다고 해도, 또 다른 모습의 즐거움, 그때그때 나이에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즐거움이 얼마든지 기다리고 있어, 그러니까 실컷 웃고 나서 괜히 슬퍼할 필요는 없어”. 즐거움의 종류, 행복에 대한 감정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그녀의 말처럼 삶은 그때그때 나이에서만 받아들일 수 있는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아아, 그때 나도 그랬지’ 하고 오래전의 추억을 떠올릴 사람도 있을 테고, 또 ‘맞아, 맞아, 나도 똑같아’ 하고 맞장구를 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책을 읽는 잠깐 동안만이라도 옛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젊은 날의 고민과 열정을 안고 살아가는 또래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운 기분이 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