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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형 미카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다. 형제가 헬싱키에서 운영하는 술집에서 촬영된 영화로, 2020년 4월 팬데믹으로 인해 락다운된 상황을 담아낸다. 공교롭게도 형제가 운영하는 술집의 이름은 '코로나 바'이다. 영화는 바를 운영하는 헤이키, 아내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의사 리스코, 얼떨결에 사람을 해친 사회복지사 유하니가 밤새 와인을 마시며 삶, 관계, 정체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단순한 플롯으로 전개된다. 팬데믹으로 인해 바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 속에서 피어난 세 갱년기 중년 남성의 이야기는, 물론 '남성성의 위기'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팬데믹 초기에 있었던 묘한 낙관이 묻어난다. 이는 감독의 동생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에서 매번 감지되던, 비관적인 상황 속에서 이상한 방식으로 일말의 낙관성을 찾아내던 것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팬데믹으로 인해 술집에 모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낯선 타인을 만나는 것조차 어딘가 불안한 상황에 대해, 그래도 우리는 만나서 대화할 것이라 선언하는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아직 마스크도 제대로 쓰지 않던 시기에 급박하게 촬영되었기 때문인지 다소 중구난방인 숏들이 눈에 띈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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