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una Kim

그녀의 심청
Avg 4.3
아니지 청아. 넌 저런 여자들과는 달라. 넌 겉모습을 꾸밀 줄 모르는 아이잖니. ?? 그게 이거랑 상관이 있어요? ... 이것봐라. 말대꾸를 하는구나. 벌써 안좋은 물이 든게야. (꽈악) (어깨를 쥐어잡아 흔듦) !! ...스님? 저 여자와 어울려서 네가 그리 된 게지. 저 여자를 똑똑히 봐라! 남편이 아픈데도 좋은 옷에 화장에...! 저렇게 허영을 부리니 죄를 씻지 못하는 거야! 그럼 어떡하란 말인데요? 그럼 마님도 거렁뱅이차럼 하고 와요? 뭐라고? 너 어디서 자꾸...! _그녀의 심청 17화_20190822 얼마 전만 해도 모두가 꺼리던 거렁뱅이 심청이는 어느새 열다섯 나이에 아버지를 봉양하는 가련한 소녀로 마을의 귀감이 되어 있었다.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한 효녀 심청이는 하늘이 낸 효성에 얼굴 또한 일색이라... 으아아아!! 답답해 죽겠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뭐 이리 신경쓸 게 많대요!! 맨날 웃는 얼굴하려니 입에 쥐 나겠네 마님은 그동안 어떻게 이러고 살았대요... ...이렇게 아무데나 눕는 것도 안 되는 거겠죠? 마님도 그렇고 다들 항상 다소곳이 가지런하게... 그치만 그게 꼭 필요한 거예요? 사내들은 아무데나 앉고 다리도 쩍쩍 벌리는데, 왜 우리보고만... 깊이 생각하면 힘들어질 걸! 복잡해 보여도 결국은 하나야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지 계속 생각하는 거야. _그녀의 심청 28화 20190907 지참금도 없이 시집가는데 뭐라도 쥐어줘야 안 되겠냐. 우리 예쁜 동생, 가서도 사랑받으라고 힘 좀 썼단다 아아 오라버니. 지참금이 없는 건 오라버니 때문이에요. 오라버니가 기방에 드나들지만 않았어도, 뒤늦게 벼슬에 안달내지만 않았어도 가세가 이리 기울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오라버니는 앞으로도 영영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 믿고 있겠지. _그녀의 심청 30화 20190923 가뜩이나 어수선한데 이렇게 싸우면 되겠는가. 잘못한 건 둘 다 마찬가지이니 이쯤에서 끝내야지. 마찬가지라고...? 저놈들이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데!! 너도 뭘 훔쳤다지 않니. 저놈들은 우리집까지 다 무너뜨려 놨다고요! 흥! 증거 있냐? 당연하지!! 우리 아버지가 거기 있었는데! 하지만 네 아버지는 앞을 못 보시지 않니. 명백한 증거가 없으니 저들이라 속단할 순 없겠구나. ...그럼 내가 훔쳤다는 증거는요? 대체 왜... 내가 훔쳤다는 말 나올 때에는 팔짱 끼고 듣다가 저놈들이 나한테 한 짓은 증거를 따지고... 그래놓고선 둘 다 똑같다고...! 분한 건 알지만 청아, 네 말이 사실이라도 그래도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 건 나쁜 짓이란다. 그, 그래. 맞아! 청이도 잘한 거 없지. 저렇게 사람을 때리고 난폭하게... 말로 했으면 도와줬을지도 모르는데. _그녀의 심청 36화 20191007 오라버니, 신선이 될 거예요? 뭐, 그럼 좋지. 신선이 되면 무릉에 데려가 주세요. 이 책에 나오는데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래요. 복숭아 꽃이 만발한 낙원인데 어딨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나 거기가 어딘지 아는데. 너도 한 번 데려가줄까? 껄껄 미친놈! 기생 끼고 노는데 여동생을 데려와? 아, 동생이 낙원엘 가보고 싶다잖아~! 자, 어떠냐? 꽃이 가득한 낙원 맞지? 꽃이 가득한... 저도 크면 오라버니처럼 매일 여기 올 수 있어요? 와하하! 그건 무리지. 아니면 저도 저 언니들처럼 될 수 있나요? 야, 그건 안 될 말이지! 쟤들이랑 넌... 귀여운 아씨네. 이거 먹으련? 더러운 손이야. 받아먹으면 안 돼. 더러워...? 그래. 쟤들은 천한 기생이잖냐. 너랑 격이 다르지! 그, 그치만 오라버니는 매일 벗 삼고 놀잖아요? 벗이 아니야. 저것들은 꽃이라고 했잖냐. 그야말로 복숭아꽃, 지조 없이 흐드러져 사람을 홀리다 바람불면 시들어 떨어질 천것들이라! 옆에 끼고 술맛이나 돋우는 거지, 저런 것들을 닮으니 어쩌니 해선 큰 일 난다고! 그, 그래요...? 꽃이 피는 것을 두고 아름답다 여기더니 꽃이 지는 것을 두고 간사하다 여기더니 다시 열매 맺은 후엔 신의 과일이라 칭송하니 그렇다면 진정 간사한 것은 누구를 두고 이름인가 아... 이야, 봤냐! 이 오빠가 이런 사람이야! 기생들이 내 말을 듣고 노래로 읊어준다니까! 마셔, 오늘은 내가 쏜다! 낄낄. 멍청아. 저게 무슨 뜻인지는 알아듣냐! 지조 없는 꽃. 그런 노래를 읊는 사람은 정말로 오라버니보다 비천한 사람이었나? 저런 꽃들과는 격이 다르다고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오라버니, “여인이란 모름지기 한 떨기 꽃과 같이” “아가씨는 꽃처럼 아름답고 유순하니” 저도 결국에는 꽃으로 자랐을 뿐인 걸요. 몇 년 후 그 기생은 취객의 칼에 맞아 죽었다고 했다. 천한 여자를 죽였으므로 취객은 큰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시집온 이 마을도 복숭아꽃 만발한 무릉촌이라, 생각해보면 얄궂은 일이지. 꿈꾸던 무릉에 왔는데 무릉도 사람에게나 낙원이라, 꽃은 그저 장식밖에 되질 않더라. _그녀의 심청 45화 저, 스님. 밤도 늦었고 이제 저도 돌아가 보려고... 그래, 그럼 너도 여기서 갈아입고 가지 그러냐. 예?! 여기서요? 무슨... 왜, 갈아입을 데도 마땅찮잖니. 그치만 스님 계신데 그건 좀...! 뭐라는 게냐, 난 출가한 몸이란다. 널 그런 눈으로 보기라도 할 줄 아느냐! 하하... 그래서... 청이 너, 날 못 믿는다 이거냐? 아, 아뇨. 그게... 그리 오래도록 널 돌봐왔건만 이리도 경계하느냐? 나는 널 생각해 일부러 마음을 써준 것인데 너는 날 믿지 않고 이리도 무안하게 만드니, 이러면 앞으로 네게 호의고 뭐고 베풀 수 있겠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응?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저, 제가... 제가 잘못했어요, 스님. 갈아입을 데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_그녀의 심청 46화 20191205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그동안 내가 널 얼마나 아꼈는데. 이 내가 한낱 거렁뱅이인 너를, 훌륭하게 길러낼려고 얼마나... 허영으로 가득찬 속세의 여인들과 다르게 너만은 바람직한 여인으로 길러낼려고... ‘울다니, 왜...’ 젊고 고와도 꾸미거나 사내를 홀릴 줄 모르며, 허영을 모르고 부지런하여 온갖 일을 도맡으며, 때묻지 않아 내 신념을 곧이곧대로 따르게 하려고... ‘아까부터 대체 무슨 소릴...’ 그런데 이렇게 날 실망시키고... (싹둑) 그래도 안심해라, 널 아주 포기하진 않을테니. 이참에 아예 머리를 깎고 출가시켜야지. 제자로 삼아줄테니 다시 한 번 노력해 보자꾸나, 응? 내 밑에서 속세의 때를 전부 씻어낼 수 있게 처음부터 하나하나 고치고 다듬어줄테니까. (콱 싹둑 싹둑) 싫어!!이거 놔!! 얌전히 있거라. 베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버둥버둥) 싫다고!! 그만...이...!! 이거 완전히 미친놈아냐!! (빠악) 아욱... 너 어딜 감히... (콰직) 억!! 가까이 오지 마. 정신나간 땡중 새끼...! 다가오면 찔러버릴 줄 알아! 당장 내려와라, 건방지게...! 그따위로 굴면 앞으로 내가 널 도와줄 성 싶으냐! 도와주기는 무슨!! 언제 날 도와줬다고 그래. 한 번도 진짜로 도와준 적 없으면서! 그냥 거렁뱅이가 필요했던 것뿐이잖아. 사람들 앞에서 자비를 베풀어야 하니까! 그래서 그렇게 날 깎아내리고...! 혼자 부처라도 되는 양 취해가지곤 날 사람으로 보지도 않았으면서!! _그녀의 심청 49화 20191209 이 년, 천벌을 받을게다!! 은혜를 이따위로 갚다니!! 뻔뻔하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나 아니었으면 급류에 떠내려갔을놈이. 하하, 아하하 진작 이럴걸. 그동안 다 내탓인 줄 알았지 뭐야! 이렇게나 후련하다니.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_그녀의 심청 50화 1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