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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답을 아는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때 그 괴리감에 답답해지고 돌아버릴꺼 같은 때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무엇으로 맘을 달래야할까. 아니 만약 여행을 갈 수 있다 해도 다녀오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정유정작가가 삶이 이대로 멈춰버릴수도 있겠다는 불안함이 극에 달했을 때 안나푸르나에 다녀온 기록을 담은 책이다. 《내 심장을 쏴라》의 승민이 눈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상상으로만 썼던 그곳을 직접 가보면 무언가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쏘롱라패스 트레킹코스를 걷는 얘기를 들려준다. 다른 인터뷰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느낀건데 정유정작가는 정말이지 근성 하나는 끝내주는 작가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니 되려 본인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붙이면서 원하는 것은 꼭 이뤄낸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대한 환상을 와장창 깨는 개고생고난기 속에서도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보겠다는 집념이 보인다. 이만큼 단단한 작가라서 그런 소설들을 낼 수 있었나보다. 꿈을 이뤄낸 절정의 순간에도 끊임없이 본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다가 결국 다시 답을 찾아내는 여정이 인상깊었다. 꿈이 뭐냐는 질문을 들었었다. 이미 내 직업을 알고 내가 뭘 하면서 살아갈지 보일텐데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도 하고 뭐라 얘기해야하나 설레기도 하고 또 상대방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진심으로 궁금해한다는걸 느꼈었다. 한편으론 인상깊게 남았던 다른 사람의 꿈이 떠올랐다. 오래전부터 자신의 꿈은 단 하나뿐이었다며 담담하게 얘기하던 모습이 질투와 동경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었다. 그래서 대답하는 내 모습이 그때 그 사람처럼 보였으면 했던것도 같다. 그랬었는데... 요즘 정말이지 다 모르겠다. 들쑥날쑥 통제되지 않는 마음을 다독이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여행기가 위로라도 될까 싶어 이 책을 본건데 결국 직접 부딪혀 봐야 한다 인생 날로 먹을 생각 접으라는 지금은 별로 도움 안되는 정공법만 얘기한다. 정유정 작가님 저도 쏘롱라 가면 뭐라도 좀 건져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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