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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우간다에서 온 본격 액션 영화입니다. 한국에선 그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나이지리아를 필두로 아프리카 각국에서도 꾸준히 영화가 제작되고 있죠. <배드 블랙>을 만들고 연출한 나브와나 I.G.G는 제3세계에서 어떻게 영화를 받아들이고 만드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입니다. 알음알음 들어왔던 미국 할리우드의 영화들을 보고 자라왔고, 영화 속 장면을 해설하거나 추임새를 넣는 변사와도 같은 존재 'VJ'(비디오 조커)가 영향을 미치고, 다시 자신이 태어나 자란 우간다의 사회/문화를 기반으로 할리우드식 액션을 재해석하는 거죠. 작품 유통은 이렇다 할 극장이 없으니 통신 판매로 DVD를 보내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무엇보다 이런 긴 말 필요 없이, 영화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복수와 로맨스, 그리고 액션과 코미디가 이리저리 뒤섞인 혼종이고 다른 헐리우드 영화에서 어디선가 본 것 같긴 합니다. 게다가 우간다가 그리 잘 사는 나라가 아닌 만큼, 촬영 장비나 시설- 특수 효과의 수준도 그리 높진 않죠. 하지만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흥미롭습니다. 잘 짜여진 액션의 합과 촬영 테크닉도 좋고 (족히 5분이나 되는 카 체이스 씬을 거리 하나를 왔다갔다 하며 촬영했다니 믿어지십니까?) 적재적소에 끼어드는 VJ의 말도 웃음을 낳게 하죠. 이래저래 장르영화 전반이 매너리즘에 빠져드는 가운데, 어딘가 조금은 어설프더라도 동시에 영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작품은 무척 반갑죠. 이래저래 힘든 일이 많은 가운데에서도, <배드 블랙>을 상영하기로 선택한 부천의 결정은 칭찬해줘야. 추신.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한 번 <배드 블랙>의 오프닝 시퀀스를 보시길. 이렇게 막나가고 막 섞이면서도 활기가 넘치는 흥미로운 영화라니. youtu.be/6EcbxyHUG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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