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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둘째치고 코멘트들이 너무 충격적이다. 왓챠 수준이 이정도인가?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일단 짚어보자. 1. 메리다의 외모는 왜 따지는가? 영화의 메시지는 시작부터 줄기차게 강조된다. '공주'로써 갖춰야할 미덕을 강요하는 구세대와 그런 편견들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메리다. 예쁜 외모 또한 '공주'에게 강요되는 미덕이다. 실제로 디즈니를 비롯한 모든 영화사에서 나오는 작품들의 공주는 '공주다운' 공주였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고도 아직도 외모타령이라면 영화를 전혀 이해 못했거나, 현시대에서도 강요되는 '여자로써의 외모' 의 틀에 갖혀서 그렇지 않은 메리다에게 반감을 느끼는 것일테다. 2. 철없는 메리다가 패고싶어! 메리다는 공주이다. 그러나 공주이기 전에 어린 소녀이다. 그 나이때의 소녀소년들은 보통 철이 없기 마련이고 대외적 입장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더 추구하는게 당연하다. 도대체 메리다의 어떤 부분이 그들의 주먹을 울게 했을까? 그건 바로 '나는 메리다처럼 못하는데' 같은 억하심정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심지어 소년들은 좀 낫다. 그들은 '철이 없으니까~'란 말이 실제로 통용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영화 속의 쌍둥이들에게 관대하듯) 그러나 소녀들은 어떤가? 지켜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늘 '남들이 바라는 소녀상' 대로 굴지 않으면 '관종이다' '튀고싶어한다' 는 소릴 듣는다. 우리는 메리다를 경계하고 구박할 것이 아니라, 지켜줘야 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소녀들에게 그러하듯이. 3.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말하고자 하는게 뚜렷하다. 엄마와 딸의 갈등이 심화될 동안 아빠와 형제들은 무얼 하는가? 왕비만이 왕국의 존속을 걱정하고 메리다의 실질적 미래를 걱정하며 공주다운 공주로 존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알고있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태도를 보이라고 이야기한다. 왓챠 코멘트 중 '디즈니 공주 시리즈 중에 이렇게 못나보이는 공주는 처음이 아닐까?' 란 코멘트가 있었는데, 그렇담 묻고싶다. 메리다는 '왜' 못나보이는가? 이전 공주들처럼 '공주'로써의 운명에 순응하지 않아서? 외모가 떨어져서? 조신하고 현명하게 굴지 않아서? 이 영화가 재미없다고 혹평을 듣는데엔 이유가 있다. 메리다의 숲은 메리다가 여자로써, 한사람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이야기에 공을 더 들임으로써 사건과 개연성 재미엔 시간을 더 투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주지 않는다해서 평가절하 시키는건 너무 단순하지 않은가. 내가 보기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시기가 너무 빨랐다. 어느정도 여성인권신장에 목소리가 높아진 지금 나왔더라면 당시보단 훨씬 호평을 얻었을 것이다. 물론 완벽한 영화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짜임이 허술해 재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 속 세계관 (심지어 시대배경이 중세) 과 다를 바 없이 메리다에게 공주로써의 역할과 책임을 떠맡기며 엇나가는 모습을 꼴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참 답답해서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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