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원

SKY Castle
Avg 4.1
이 드라마의 블랙코미디는 스카이캐슬의 상류층들이 아닌, 시청자들 속의 곽미향으로 향한다. 착한일과 나쁜일의 비율이 9:1 인 사람은 비난받고, 그 반대인 사람은 동정받는 현상. . 초반 몇 회 볼 때까지만 하더라도 연출력이 매우 뛰어나긴 하지만 그저 흔한 과장된 상류층 비판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화들 각종 기사, 커뮤니티에서의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캐슬 내 병폐, 나아가 한국의 사교육 체계에 대해 옳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 이수임에게는 오지랖이 넓다, 위선적이라는 식의 비난이 가해진다. 반면 훨씬 악랄한 행동을 일삼는 곽미향에게는 동정심 간다, 이해 간다 라는 등 옹호하는 반응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이중적 반응이 드러난 한 예가 극 중 주민총회 장면이다. 입시 광기로 인해 일어난 캐슬 내 사망 사건을 밖에다 알리고자 하는 이수임과 집값 떨어진다며 그를 반대하는 주민들 간 갈등이 보여진다. 이에 이수임은 주민들의 반발이 집단 이기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내 시청자의 댓글란에는 ‘그게 왜 집단 이기주의냐? 이수임은 멀쩡한 집단에 해를 끼치고 있는 거다’ 라는 댓글이 높은 공감수를 받는다. 이입 대상이 전도된 것이다. 이 사례는 극히 일부다. 물론 모든 인물이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해당 작품에서 이수임에게는 다소의 결함이, 곽미향에겐 나름의 사연이 부여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국 이수임은 그 자체로 작가의 주제의식을 입으로 대변하는 인물이고, 곽미향은 연기한 염정아조차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냐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극의 비판 대상에 서 있는 인물이다. 각 인물에 대해 개인적인 호나 불호는 있을 순 있으나 아예 그들에 대한 도덕적 판단 자체가 전복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다수의 여론이 후자 쪽으로 기운 것이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인가 생각해 봤더니 극의 구조 때문이 큰 거 같다. 일반적인 드라마는 이입할 극의 주인공이 선으로 설정되어 있는 반면, 이 드라마의 경우엔 여러 인물들의 시각이 균등하게 객관적으로 비춰진다. 때문에 어느 인물에 이입하느냐는 결국 시청자 본인이 지닌 가치관과 성향에 자연스레 영향 받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의 대상으로 설정된 인물들에 공감하고 이입하는 반응을 보면서 충격받으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웠다. 지금의 이런 현상이, 옳은 신념을 가지고 할 말 할 줄 아는 자세를 한낱 위선이나 오지랖으로 치부하고 눈총 주는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 이러한 현상이 작가가 실제로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결과적으로 스카이캐슬의 블랙코미디는 현실의 사회 속 무의식으로, 우리 내면의 곽미향으로 향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