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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star4.0
영화의 절반을 기점으로 하여 나뉘는, 시골과 도시의 병원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서사적으로 전반과 후반을 나누어 도식화할 수 밖에 없다. 느슨하고 자유로우며 햇볕이 나른하게 내리쬐는 야외로 향하는 카메라를 따라 낭만적인 분위기의 노래가 나오는 전반부와 꽉 조이고 폐쇄적이며 어두컴컴하고 답답한 지하로 향하는 카메라를 따라 전자 사운드로 꽉 찬 인공적인 분위기의 노래가 나오는 후반부는 분명히 대조를 이룬다.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역시 소통과 불통, 낭만과 욕망으로 구분되어질 수 있는 대구를 이룬다. - 다른 장소지만 같은 이야기로 진행되는 듯한 이 두 이야기가 달라지는 후반부의 어느 지점에 이르면 신경을 긁어대는 듯한 기계 소리와 벽을 두들겨대는 소리와 함께 기묘하게 웅웅거리는 음향이 있는 힘껏 보는 이를 압박하기 시작하는데, 이들을 통해 보다 편하게 살기 위해 발달한 문명이 오히려 인간의 정신을 피폐하게 하고 억압한다는 도식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한다. - 전작인 <열대병>과 후작인 <엉클 분미>의,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연스레 넘나들며 일어나는 감정의 아찔한 동요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고, 또한 두 작품보다 의식적인 도식화가 강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서로 원을 그리며 연결되는 이 기묘하여 매혹적인 세 작품을 3부작으로 여기고 생각해보면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강제로 유폐된 인간의 본성 또는 욕망을 끊임없이 일깨우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영화는 영화 자체의 형식적으로나 서사적, 그 어떤 것들을 생각해보더라도 우리를 향하여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지속적인 대답을 갈구하는 그의 영화적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비록 그 실험적인 시도들의 악명 높은 난해함과 더불어 정글과 유령이 공존하는 태국의 오리엔탈리즘으로 명성을 쌓았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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