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유
3 years ago
4.5

날마다 만우절
Books ・ 2021
Avg 3.7
Apr 19, 2022.
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역도 선수가 되는 상상을 했다. 내 역기는 봉 양쪽에 동그란 눈꺼풀이 달려 있다. 십 킬로그램짜리 눈꺼풀이. 나는 역도 선수다. 나는 국가대표다. 나는 대회 결승전에 진출했다. 결승전 경기에 나선 나는 0부터 9까지 천천히 숫자를 세면서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 숨을 멈추고 온 힘을 다해 역기를 든다. 우연히 스쳐가는 동안 잠깐이라도 위로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