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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 영화이지만, 이 영화에서 독특했던 점은 '진보'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필름은 무엇을 썼는지 싯누렇고 탁하며, 스토리라인은 낡다 못해서 너무 뻔하다. 그러면서도 완벽하다는 느낌을 준 것은 오히려 과거 회귀적인 날 것의 필름의 느낌. 그에 더해 작중 인물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살인'이라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서 이를 오락적인 혹은 대중들을 겨냥한 영화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크쥐시토프의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에서의 살인은 지독할 정도로 개인사적이고, 본질을 파헤친다. 덕분에 부유하는 인생사를 간접체험하고 혹자는 더 깊이 들어가 직접 주인공의 인생을 체험하는 느낌을 받는다. 짧고 굵게,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파고 들어오는 조각칼처럼 혀를 내두를 필치에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힘이 강한 영화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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