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wikiwi

1만 시간의 재발견
Avg 3.5
1. 푸념 나는 2018년 고3 때부터 심각한 번아웃과 불안장애로 학업을 놓아버렸다. 그때부터 도파민을 갈구하는 쾌락주의자로 살았다. 하지만 나의 자칭 '욜로(YOLO)' 생활은 그냥 자기합리화에 가까운 시간 낭비였다. 적어도 내가 아는 욜로족은 밖에 나가서 놀거나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어찌 보면 내 생활은 욜로라기보다는 히키코모리에 가까웠다. 그렇게 방황하며 보낸 시간은 무려 6년이나 지속됐고, 최근에서야 겨우 끝이 보이는 듯하다. 6년의 공백 동안 내 기억과 지식은 모두 6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그나마 남은 지식들도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아 희미해진 상태였다. 당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바로 "넌 도대체 부산대를 어떻게 왔냐?"라는 말이었다. 나도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멍청해졌으니까. 졸업 후 먹고살기 위해 옛 기억들을 되살리며 재활 운동을 시작했지만, 날린 6년은 너무 컸고, 시작한 지 채 3일도 지나지 않아 갈피를 잃었다. 운 좋게 전문직 시험 1차에 합격했지만, 그 후에도 매일 음주가무에 빠져 있었다. 그런 와중에 휴가 나온 친구가 이 책을 추천해줬다. 이번에야말로 동기부여를 받고 싶어서 날을 잡고 커피를 마시며 천천히 책장을 넘겼다. 2. 자기자랑 "1만 시간의 재발견"은 매년 쏟아지는 자기계발서 중 하나처럼 보였다. 처음엔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런 의심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책을 읽으며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비범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익숙한 항상성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인 '심적표상'을 만들라고 말한다. 이는 단지 글자를 읽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명확하고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연습이다. 예컨대 '개'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막연한 동물이 아닌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나는 게임을 잘한다.(인생업적) 내가 했던 게임(카운터 스트라이크,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모두 최고 티어를 달성했고, 준프로에 가까운 실력을 보였다. 하지만 절대 내가 재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늘 최하위 티어에서 시작했지만, 승부욕이 강해 게임을 끝낸 뒤 철저히 피드백하고 복기하며, 심지어는 게임을 하지 않을 때는 머릿속에서 상상 게임을 했다. 사실상 잠잘때 빼고 게임을 계속한 것이다. 이게 바로 책에서 말하는 '심적표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놀랍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엊그제 읽었는데, 이러한 개념이 있는지도 모르면서도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자랑은 여기까지 하고.... 아무튼 책은 또한 '의식적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흔히 재능과 의지가 성공의 요인이라 생각하지만, 저자는 이 요소들이 사실상 허상이며, 누구나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원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연습의 원동력은 의지나 재능이 아니라 결국 '동기부여'라는 것이다. 또 내 자랑시간 한 번 가지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 제 경험과 연결되는 내용이라 더욱 와 닿으니 한 번만 믿고 봐주세요. 보장해드리겠습니다. 나는 처음에 휘파람을 전혀 못 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매일 입술을 삐죽대며 연습했다. 그렇게 며칠 하다보니 레, 미 음을 내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피아노를 배우던 시절이였고 배우고 있던 음악 중 타이타닉 OST가 이 음들을 자주 사용한다는 걸 알게 돼 타이타닉OST로 지속적으로 연습했다. 결국 마의 "파"음을 뚫게 되었고 그 후에는 아주 빠르게 정확한 음을 낼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어디가서 꿇리지 않을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게 동기부여랑 무슨상관이냐고? 내가 휘파람을 저렇게 죽을 듯이 연습한 것은 의지가 강해서가 아니라, 정말 단순히 우리 아버지가 휘파람을 엄청 잘부시는데, 항상 부르고 내 앞에서 "너가 못하는거지롱~"하면서 놀려댔기 때문이다. 책에서 말한 동기부여랑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 동기부여는 엄청난 효과를(휘파람 연습에 있어서) 낸 것임에는 틀림없다. 3. 새로운 시작(시즌 23726161번째) 이 책은 뻔한 내용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다(아마도). 하지만 나는 알았으면서 몰랐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알았으면서 몰랐을 것이다. 우리가 막연히 '노력'이라고 치부했던 방식들이 사실 '심적표상'과 '의식적 연습' 같은 개념이었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재능이나 의지 같은 허상에 숨지 않고, 노력의 질을 높일 방법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요즘 나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마치 고등학교 때 진로를 찾지 못해 공부의 회의감을 느끼던 그 시절처럼. 고등학생때는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를 읽고 마음을 다잡아 다시 열심히 공부를 하였고, 결국 일반학생에서 1등을 하여 기득권층인 특급장학생이 되었던 일이 있었는데(물론 특장아이들은 나를 순혈이 아닌 더러운 피로 인식하여 특장취급을 안해주었다), 어째 그때의 감정이 다시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6년의 공백기 동안 스스로를 비효율적이라고 여겼던 나에게, 명확한 심적표상과 의식적 연습을 알려준 이 책은 다시 한번 내 삶의 방향과 동기를 제시해준 고마운 책이다. 이번에는 꼭꼭 고등학생때처럼 각성이 돼서 정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긔...ㅠㅠ 언니옵뽜들도 꼭 한 번쯤 시간 나면 읽어봐...!! 애긔도 개과천선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