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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을 다섯번 이상 읽었을 정도로 좋아한다. 예고편을 보고는 미스터리를 다 까발리고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많이 실망했는데 어째 칸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길래 섣불리 욕하진 않았다. 영화는 소설과는 좀 다른 노선을 취한다. 소설보다 더 못 생겼고 더 추악하고 더 날 것이다. 미스터리는 좀 포기했고 로맨틱보단 에로틱으로 간다. 소설과 좀 다른 방향이지만 매우 아름답다. 특히나 외모 지상주의가 강한 영화라는 예술 매체 안에서 그 힘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외모에 대해선 칭찬이라도 말하는 것 자체를 좀 천박하게 여기는 스웨덴에서나 진짜 나올 수 있는 영화다. 소공녀처럼 세속적인 것에 반하는 한국 영화도 외모 지상주의는 세속적인 게 아닌 자연스러운 것마냥 따르고 있으니) 외모가 주제가 아닌데 말이 샜지만... 성별이 바뀌는 정사씬 역시, 09년부터 동성애자들이 교회에서 결혼할 수 있고, 성전환자들과 동성애자들을 배려해 모든 공공 화장실이 남녀공용인, 모든 성이 평등한 스웨덴에서나 나올 법한 우화인 것이다. 그 숲속의 삶, 호수에서의 자유, 자연과 동물, 인간과 신화를 아우르는 너무나 스웨덴스러운 모든 것. 욘 아이비데 린퀴비스트와 스웨덴 호러 신화가 멋지게 계승되고 있음에 너무나 기쁘다. 독특하고 자신 만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스웨덴 영화다. (그래도 소설이 더 좋다. 더 로맨틱하고 더 현실적이고 더 미스터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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