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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이 학교를 다닌 건 아니었지만 당시에 근처의 대학을 다니고 있었기에 친구들과 거닐던 영화 속 캠퍼스의 모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소은(김하늘)과 인(유지태)이 만나기로 했던 본관 앞 시계탑은 영화 촬영세트여서 현재 남아있진 않다. 지금 같으면 CG로 지워버렸을텐데 본관 건물에 박힌 Keimyung University라는 글자가 여러번 나온다. 박정희 전대통령이 암살 당했던 1979년 10월과 세기말 2000년 10월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16년 10월 25일 아버지 기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했다. 1979년의 소은이 2000년의 인에게 그 세상은 예쁘냐, 살맛나는 세상이냐고 묻는다. 2000년의 인이 2016년의 내게 그 세상은 어떠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해줄 수 있을까? 인은 소은에게 '늘 그렇듯이 세상은 살맛나는 곳이에요' 라고 대답했다. 소은이 동희(박용우)와 처음으로 함께 본 영화는 '로미오와 줄리엣(1978)'이었다. 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암시하는 듯 했다. 동희와 영화 보는 걸 마냥 좋아하던 소은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녀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번갈아보며 말하는 그 남자와의 인연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람의 인연은 누군가를 열심히 사랑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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