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까지 봤던 영화 중 이 영화만큼 여운이 강렬한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만듦새로 봤을 땐 그냥 평범한 유럽산 저예산 영화 같고ㅡ사실 가끔은 조악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ㅡ스토리도 평범하고, 그 여운이 철철 넘친다는 결말도 말로 풀어서 설명하면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다. 근데도 엔딩의 여운은 정말 강렬하다. 요즘도 가끔 떠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 영화제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건 바로 이런 영화 때문인 듯싶다. 거의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영화고, 국내 개봉도 안 했고, 딱히 평조차도 그닥 좋은 편이 아니지만, (물론 감독이 사실 나름? 예술영화계에서 유명한 사람이긴 하지만..) 정말 내 인생의 영화가 될 만한 영화를 찾을 수 있다는 점! 요즘같이 인터넷과 정보가 발달한 시대에 그런 영화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 그런 영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줄리 런던이 부른 cry me a river (영화 속 메인으로 쓰이는 곡)를 오랜만에 듣다가 삘 꽂혀서 평을 쓴다. 여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구해서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