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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5.0
나 역시 범죄자의 탄생 원인을 그 부모나 동반자에게서 당연히 구하던 사람이었다. 인간의 결함은 어느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것이 결핍이나 사고의 형태가 아니라 순수한 '악'이라면? 사르트르가 말했듯 악은 현상일 뿐이며 어느 순간 발현되는 것이 아니다. 악은 태초부터 당연히 그 곳에 존재한다. 저자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범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보살피고 목도한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일종의 신념을 가지고 써냈다. 그녀의 모든 문장 하나하나가 참혹하고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이 목숨이라도 얼마든지 내놓겠다는 비명의 연속이다. 그런 점에서 박찬욱 감독의 코멘트는 대단했다. '이 피눈물 나는 헛수고 앞에서..' 어떻게 이런 추천사를 쓸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쓴 그녀와 이 책을 읽는 나에게 딜런의 존재는 인간의 힘으로는 도무지 어쩔 수 없는 냉혹한 자연재해 같은 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일. 대비나 분석 자체가 헛수고. 우리는 모든 부모가 모성애, 부성애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범죄자의 발생 책임을 너무도 당연히 그 부모에게 돌린다. 우리는 몰랐어도 당신들은 징후를 알았어야 한다고. 우리는 못했어도 당신들은 그를 막았어야 한다고. 물론 양육과정에서의 부모의 결함 또한 분명한 발화점이겠지. 하지만 해답이 되지는 못함을 유념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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