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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지구가 둥근 걸 안 믿는 사람이 있어서, 도대체 왜,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서 이 다큐를 보았다. “우리가 피해주는 거 없지 않냐. 경멸하지 마라. 우리는 모두 잠재적 과학자다” 라는 말에, 주변에 지구 둥근 거 안 믿는 사람을 이해하기로 다짐했다가, “우리는 대부분 처음엔 지구가 평평하다는 음모론을 접하고 무슨 헛소리나며 자료를 찾다가 평평이론에 빠지게 된다. 어느날 과학이 지구가 평평하다는 걸 발견했다면? 진실을 알리기 두려워 숨기게 될 것이다” 라는 말에 다시 조금 기가 찼다. 세상 모든 사실을 의심하는 건 좋은 거다. 칼 세이건도 과학의 미덕은 가장 권위있는 사람의 말조차 다른 확실한 증거에 의해 아예 전복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구가 평평하다는 확실한 증거보다는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가 비교도 할 수 없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은 괜시리 음모론을 믿으면서 다수의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을 의심도 해보지 않고 순진하게 보이는 것만 믿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우월감도 덤으로 갖고 있다. 지구가 평평하다는 사람들은 대체로 공룡도 믿지 않고, 인류가 달에 간 것도 안 믿는다. 자연사 박물관에 널려있는 그 화석들이랑 달에서 찍은 지구 사진이 조작이려면 그냥 속이지 않는 것이 비용도 정성도 적게 들 것이다. 닐 암스트롱은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는데 달에 간 것처럼 꾸미는 일은 실제로 달에 가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고 했다. 전적으로 동감이다. 지구가 안 둥근데 둥근 척 하는 일은 지구가 안 둥글 경우 안 둥글다고 인정하는 것보다 천문학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종종 음모론을 믿기 전에 자신의 전문지식 수준부터 의심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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