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그리드'는 60살 생일파티를 축하하기 위해 한 그리스 섬에서 파티를 여는 억만장자 패션업계 거물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을 취재하는 그의 전기 작가에 대한 코미디 영화다. '더 트립' 시리즈의 마이클 윈터버텀과 스티븐 쿠건이 뭉친 이 영화는 요란한 블랙 코미디다. 이 영화는 전기 작가가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그를 통한 플래시백으로 그가 부를 쌓아온 과정을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현재 시점에서도 이어지는 그의 무자비함을 묘사한다. 모든 것이 과장됐고 시끄럽고 아이러니로 가득차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단순한 느낌이 있다.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영화의 시작과 끝 부분만으로도 완전히 요약이 되고, 나머지 중간에 있는 부분은 모두 그냥 일종의 플렉스 스펙터클에 불과하다. "얘 진짜 못됐지?"라고 100분 내내 귀에 때려 박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여기에는 굉장히 거침없고 날카로운 영국식 블랙 유머가 있기에 재미는 있지만, 그 날카로운 유머로 한 군데만 계속 찌르는 느낌이라 다소 물리는 감도 있었다.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처럼 연출과 메시지가 모두 잘 어울러지는 느낌도 아니었고, 유머도 'GTA'의 댄 하우저식 유머의 순한 맛으로 밖에 안 느껴졌다. 결국 이 영화의 한계는 의미있는 비판이 10%, 나머지 90%는 신랄한 조롱이라는 것이고, 심지어 이 조롱도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겨냥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팝 컬쳐 유머로 그냥 연예인들을 저격하는 얕디 얕은 코미디라는 것이다.
13 likes1 rep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