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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주변의 시선과 규정된 가치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숨겨야하는 사회적 통념을 온몸으로 거부할 수 있었던 안나가 기억에 남았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솔직했던 안나처럼 뜨겁게 살고 싶었다. 지금은, 불안으로 인해 불행했던 안나가 보인다.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아야만, 인정받아야만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삶은 온통 불안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 결국 안나의 비극은 스스로의 내면에 충실하지 않았던데 있다. 끝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그녀의 우그러진 어깨를 가만히 안아주고 싶은 생각에 한참이나 책을 꼬옥 끌어안았다. 마치 우그러진 내 마음을 보는 것 같아서- 유난히 힘든 마음으로 읽어내려간 2017년 여름 밤의 안나카레리나 마지막장을 덮으며, 스스로에게 충실히 남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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