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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표현에 냉혹한 현실이 묻히는 감이 있습니다. 영화는 자본주의 생태계에서 타고난 포식자인 맥크리드와 그 주변 사람들의 행태를 통해 비상식적인 허영과 그걸 가능케 한 갈취와 편취를 보여줍니다. 맥크리드 일가의 우스꽝스러워 보일 정도의 사치 행각과 몰상식한 언행을 위주로 철저하게 비웃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너무 비웃기만 하느라 오히려 냉혈하고 비정한 면이 다소 옅게 느껴집니다. 머리 텅텅 빈 인간들의 허영에만 초점이 몰려서 주제와의 연결성이 부족합니다. 분명 냉소와 쓴웃음 사이에 어두운 현실을 비춰주는걸 의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요. 영화가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전체적인 흐름이나 분위기가 다소 어수선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전하고 싶은 얘기가 내용에 비해 너무 많았던거죠. 패션업계의 그림자, 부의 불균형, 난민 문제까지. 이것저것 담은 것치곤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시야를 좁혀서 보여줬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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