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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에서 얻는 쾌감은 뭘까? 내 경우엔 미국판이든 일본판이든, 고질라 발현 이유가 뭐든, 고질라를 어떻게 무찌르든 상관없이 고질라가 멋지게 등장해 빌딩숲을 헤집고 다니며 레이져도 쏘고 입에서 불고 내뿜고, 가끔 사람도 밟고, 꼬리로 건물도 쓸어버리고, 그런 장면들에서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뭐 비슷한 괴수물도 굉장히 많지만 나방이나 거미는 좀 약한 구석이 있었다.(80년대에 괴수물을 AFKN에서 자주 방영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보면 나란 사람이 가학적인 것 같은데, 솔직히 ‘고질라’라는 프랜차이즈 자체가 굉장히 피학을 즐기는 측면이 많다. 핵폭탄으로도 제거할 수 없는, 핵폭탄을 능가하는 ‘(핵폭발이 낳은 사생아) 고질라’를 이긴다는 설정 자체가 과거에 패전국 신세로 내몰렸던 무능력을 털어내는 심리치유의 효과인 동시에 핵폭탄 투하로 지금까지 거듭 피해자로 남아있는 것처럼 해석되기 때문이다(적어도 나한테는). 얼마나 피학을 즐기면 치욕스런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핵폭탄보다 더 끔찍한 능멸을 감수하는 것일까? 언제까지 도쿄가 불타고 일본 국토가 불바다가 되어야 할까? 그런 측면에서 새롭게 삼부작으로 제작되고 있는 본작은 심심하기 그지 없다. 이미 인류는 우주로 도피한 지 오래며, 지구의 주인은 고질라와 같은 괴생명체들이다. 파괴할 것도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고질라가 등장하는 시점이 60분이 지나서라니 말 다 했다. 재밌을리 없다. 게다가 주인공은 중2병에 걸린 듯 신경질만 낸다. 작화가 좋은 것도 아니다. 음악 마저 캐구리다! OTL 그래도 다음 화가 기다려지는 것은 아마도 고질라의 활약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역대급 체구의 고질라가 등장하니까! 아, 부디 본 편 주인공 ‘하루오’ 좀 밟아줬으면 좋겠다~ㅋ - 2018-02-04 over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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