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emoon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Avg 3.7
May 15, 2025.
우산혁명 이후 홍콩의 현실을 보도하는 뉴스를 보았다. 중국 정부 주도의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지 이미 5년이었고 수십 개의 언론사가 문을 닫았다. 작은 서점에서 여는 북토크도 사전 신고가 필요했다. 신고 없이 진행할 경우 경찰관이 동석 참관해야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서점 주인은 조사 대상이 되었다. 사람들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했다. 수백 명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그런 일에는 항상 ‘반국가혐의’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박사 유학 중인 친구가 운전면허 취득을 포기했다고 했다. 유학생 강제 추방과 관련한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아시아계 학자를 향한 탄압이 보도되기 시작한 가운데, 속도위반 전력이 빌미가 되어 비자가 취소된 유학생이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고.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은 2020년 출간되었다. 이 소설이 그리는 불길한 미래는 지금에 이르러 현실화되었거나 출간 혹은 집필 당시에도 이미 현실이었다. 우리는 차이를 혐오로 환원하는 논리에 몹시도 익숙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래서 미래가 어떻게 최악으로 치닫는지 알지 못한다. 우리가 이곳에 속해 있으므로. 하여 이처럼 미래를 그리는 듯 현실을 낱낱이 까발리는 소설은 귀하고 또 귀하다. 무언가를 바꾸려면 적어도 제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해야 하니까. 그리고 만일 소설이 직시의 기능을 넘어 희망을 품는 일까지 허락한다면, 화도 무력감도 아닌 다름아닌 사랑을 이식한다면, 아껴 읽지 않을 도리가 없다. 사람과 세계에 대한 사랑 없이 혁명도 없으니까.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30만명의 홍콩 시민이 홍콩을 떠났다. 이것은 한 곳에서 30만 개의 삶이 증발한 사건이며 감시 사회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 사례다. “마거릿은 새로운 이름을 만들고 납작 엎드려 살 수도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사는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그녀는 다시 부모를 생각했다. 그들이 평생 어떻게 문제를 피하려 애쓰며 살았는지, 결국 문제가 어떻게 그들을 찾아왔는지도. 가끔은 새도 고개를 높이 들고 날기도 해, 그녀는 생각했다. 가끔은 튀어나온 못이 짓밟으려는 발을 뚫고 올라올 수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