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로

Halloween
Avg 3.3
부모님 몰래 하는 장난같은 슬래셔, 제대로 밀당하는 악역 * 보안관은 마을 사람들이 가족적이라고 말하지만, 영화에서 아이들은 대체로 방치되어 있다. 마이클 마이어스는 '방치된 아이가 혼자 무슨 생각을 할까' 하는 의문에서 탄생한 캐릭터같다. 마이클은 15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누나를 살해한 6살 시절에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슬래셔 무비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이 작품에서 나오는 살인은 의외로 폐쇄적이고 신중하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피해자가 혼자 있게 될 때를 기다린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상황을 기다리는 것은 커플들만이 아니다. 통제하는 사람이 없어졌을 때 마이클은 식칼을 뽑는다. 나에게는 이런 살인 행각들이, 방치되어 있던 아이가 남몰래 계획을 짜다가 부모님이 없을 때를 노려 저지르는 지독한 장난처럼 보였다. 한없이 순수하고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 마이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탁월한 오프닝 시퀀스부터, 영화를 보다보면 살인마와의 거리감을 무척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멀리서 보이기도 하며,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있기도 하다가 어느새 등뒤까지 와있다. 적대해야하는 대상이 명확한 호러인 슬래셔 장르에서 중요한 공간감은 거리감이다. 이 영화는 피해자와 살인마 사이의 거리감을 매우 다채롭게 보여준다. 하지만 이 영화의 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는 좋았지만, 플롯은 아쉬웠다고 느꼈다. 마이클이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기 보다는 겉돌고 있다는 인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결말은 좋아한다. 클라이맥스다운 우발성이나 살인마에게서 영적인 공포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외에도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의 브금이나 동작의 디테일, 살인마의 과묵한 디자인 등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할로윈>은 슬래셔 장르 특유의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