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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 그대로 예지(강지연)와 켄드릭(켄드릭 케니 음바에)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언어를 교환한다. 하나는 발화되는 발화 언어(프랑스어, 한국어, 영어)로, 또 다른 하나는 신체 언어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예지와 켄드릭은 언어를 교환할뿐더러 사랑에 관한 담론을 이어간다. 전자의 방식의 경우 발화 언어와 인물의 시선 사이에 부조화 및 단절이 계속 일어나는 반면, 후자의 방식의 경우 신체와 신체, 신체와 시선, 그리고 시선과 시선 사이에서 솔직하고 직관적인 감정적 교환이 진행된다. 게다가, 강지연 감독은 이와 같은 언어교환의 방식과 결과를 보여주고자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 롱 숏, 투 숏 등을 내러티브 타임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 이어, <언어교환>은 예지와 켄드릭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 명확하게 그려내지 않는다. 켄드릭의 시선을 담아낸 단독 숏, 예지의 시선을 담아낸 단독 숏이 순차적으로 제시되었으며, 180도 규칙을 어기지 않았기에 시각적 논리상 두 사람의 사랑에 희망을 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강지연 감독은 결정적인 순간에 투 숏을 쓰지 않음으로써 결말에서 인위적인 화해만 강조하는 상업 영화의 매너리즘을 지적하고, 더 나아가 상업 영화의 안일한 언어를 쉽게 따르는 관객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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